[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우리 술은  쌀과 물 그리고 누룩 이외의 어떤 첨가물도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서 술의 발효제인 누룩의 선택이 중요하다. 막걸리문화촌에서는 ‘진주곡자 앉은뱅이밀 누룩’과 광주의 ‘송학곡자 소율곡’ 그리고 부산의 ‘금정 산성 누룩’ 세 종류의 누룩으로 술을 빚었다.

보통 누룩은 ‘떡 누룩’과 ‘흩임누룩’으로 나뉘는데, 중국과 우리나라는 ‘떡 누룩(전통 누룩)’을 사용한다. 이에 비해 일본은 ‘흩임누룩(개량 누룩)’을 쓴다. 습기가 많아서 떡 누룩은 쉽게 썩어버리기에 생겨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네 양조장들은 죄다 개량 누룩을 발효제로 사용하고 있다. 맛을 내기 위한 첨가제로 전통 누룩을 조금 넣어 주는 정도다.

그리고 누룩은 여러 가지 곡식으로 사용 가능한데, 우리네 누룩은 특히 밀을 선호한다. 그 이유는 밀에 존재하는 글루텐 성분 때문인데,  글루텐은 수분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여 미생물의 착상을 좋게 한다. 또, 밀에는 단백질이 많다. 이 단백질이 발효과정에서 아미노산으로 변하고 아미노산은 향기를 더욱 좋게 한다.

보통 누룩 공장에서는 수입산과 국산 두 종류의 밀을 사용하는데, 유일하게 진주곡자에서만 ‘앉은뱅이밀 누룩’을 만들고 있다. 이 앉은뱅이밀이 경남 진주 금곡에서 집중 생산되고 있다. 키가 작아 ‘앉은뱅이밀’이라는 이름이 붙은 우리 토종 밀이 노벨 평화상의 숨은 공로자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낱알을 많이 달고도 재배 기간이 짧아 이모작이 가능한 우리 토종 밀. 이 앉은뱅이밀이 미국으로 건너가 노먼 볼로그 박사에 의해 1세대 녹색혁명을 이끈 ‘소노라 64호’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박사는 저개발국가에 보급하여 인류를 기아로부터 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70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그 종을 찾아보기 힘든 지경이고, 대부분의 밀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라질 뻔한 앉은뱅이 밀을 지켜낸 진주 금곡정미소의 백관실 씨와 그 앉은뱅이밀로 누룩을 만들어 전국에 보급하고 있는 진주곡자 대표님께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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