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리바운드

영화 '리바운드' 홍보물
영화 '리바운드'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농구 시합에 출전하는 선수는 모두 다섯 명인데, 엔트리가 여섯 명에 불과한 팀이 전국대회에 나갔다. 그중 한 명이 다쳐서 다섯 명밖에 뛸 수 없다. 다섯 명만으로 예선과 본선을 거치고 결승까지 나간다. 농구에 관심 있거나 해본 사람이라면 다 거짓말이라고, 만화도 이처럼 개연성 없게 그리지 않는다고 비난할 소리다. 그런데 이게 실화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게 현실인 법이다.

부산중앙고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리바운드>는 약자들에 관한 영화다. 그 약자들의 진심을 다룬다. 삶에 있어서 대부분의 일이 그렇듯 이 진심은 허약하고 휘둘리고 흔들린다. 그러나 그들은 원하는 것을 향해 꺾이지 않고 던지고 달린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열정과 진심이다. 굉장히 좋은 말이지만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 주제를 향해 한눈팔지 않고 직진하는 ‘마음’, 변치 않는 진심에 관한 이야기다.

배우들은 열심히 뛰고 달리고 고군분투하지만 지켜보는 관객은 몸도 마음도 한없이 가볍다. 무겁게 가라앉아있던 감정의 찌꺼기, 삶에 대한 울분 등등 부정적인 감정이 잠시나마 해갈되는 느낌이다. 장항준답다. 최근 몇 년 사이 TV와 유튜브를 넘나들며 던지던 유쾌한 입담 때문에 그의 원래 직업을 잠시 잊고 있었다. 그는 영화감독이었다, 그것도 멀티플레이어에 능한.

장항준 감독 본인 스스로 일컬어 운이 참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니 개봉 타이밍도 기가 막힌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과 브랜드 나이키의 실화를 소재로 한 〈에어〉와 열광적인 팬덤을 거느린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길을 닦아 놓은 시기에 함께 개봉했으니 말이다. 여기에 <리바운드>까지 더해서, 우기자면 농구 영화 3총사가 대한민국의 봄 극장가를 점령한 셈이다. 무엇이든 붐을 타면 새로운 전망이 보이고 더 나은 길을 열기도 한다. 드물고 드문 게 스포츠 영화인데, 앞으로도 계속해서 제작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