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지난 토요일(4월 15일), <제2회 창원 전통주 대회>를 격려하러 운암서원(雲巖書院)에 다녀왔다. 

옛사람들은 차경(借景)이라 하여, 집을 지을 때 경치가 가장 좋은 쪽으로 창을 내고 아름다운 경치를 집안으로 들여왔다. 대회 장소로 이곳을 빌린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운암서원(박신윤을 기리는 사당)은 옛사람들의 마음과 정신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에 ‘창원의 술 뿌리를 찾아서’라는 대회의 부제와도 참 잘 어울렸다.

창원으로 통합한 옛 마산은 일제강점기에 청주 공장이 14개가 있을 정도로 주도(酒都=술의 도시)였다. 그런데 일제강점기에는 극심한 탄압으로 우리의 전통주가 그 맥을 잃었다. 청주 공장은 발효제로 우리네 전통 떡누룩이 아닌 코지(=입국)라는 일본식 흩임누룩을 썼다. 따라서 우리의 술이라 부르기엔 부족함이 있었다.

일제강점기 이전의 조선 시대에는 집집이 술을 빚는 화려한 가양주(家釀酒) 문화가 있었다. 그 전통주를 부활하는 대회를 연다는 것은 꽤 뜻깊었다. 행사에 참가한 모든 이가 역사의 ‘계승자’이자 전통의 ‘지킴이’였다.

이제 우리의 전통주는 ‘아제 술’에서 ‘MZ 술’로 불릴 정도로 소비층이 젊어졌다. 나아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만큼 ‘과거의 술’에서 ‘미래의 술’로 진화하고 있다. 그러니 단지 전통의 ‘계승자’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래를 여는 ‘개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셈이다.

이번 대회에는 청주 58주품, 탁주 49주품으로, 모두 107주품이 나왔다. 출품자를 살펴보면 경남권은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다양했다. 시상은 금상, 은상, 동상으로 했다. 여기서 사천 막걸리문화촌 22기생인 김경숙 님이 청주 부문 금상을 받았다. 11기생인 이현동 님은 탁주 부문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수상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요즘 쌀 문제로 전국이 시끄럽다. 조선의 21대 영조대왕은 한양의 마포나루로 들어오는 쌀이 삼해주(三亥酒)를 빚는 데 대부분 쓰이는 것을 보고 금주령을 내렸다. 하지만 지금은 쌀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쌀 소비로 술만 한 것이 없다. 우리 모두 집마다 술을 빚는 가양주(家釀酒) 문화를 되살려서 농민도 살리고, 전통주도 살려보면 어떨까. 그런 날이 오길 두 손 모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