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드림

영화 '드림' 홍보물
영화 '드림'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사람들이 극장을 찾는 이유는 당연히 재미있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배우를 믿고 찾기도 한다. 이런 티켓파워를 가진 이들 중에는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도 있다. 연기 잘하는 배우와 이름은 같으나 더 젊고 재기발랄한 재능을 가진 이병헌 감독, ‘말맛’을 기막히게 살린다는 그가 스포츠 영화 <드림>을 가지고 왔다. 홈리스들이 모여서 국제 축구대회를 열고 있다는 것도 생소한데, 우리나라가 지난 2010년에 참여했던 실화가 바탕이란다.

출연진이 호화찬란하다. 가수와 연기자로 정점을 찍고 있는 아이유, 드라마와 영화와 예능을 넘나들며 최고의 사랑을 받는 박서준 그리고 주연급 조연들이 수두룩하게 등장한다. 이병헌 감독이 <스물>로 눈도장을 찍고 <극한직업>으로 천만 타이틀을 달성하며 <멜로가 체질>로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매니아층을 구축했다고 하지만 어디 배우에 비할까. 높은 예매율만 보면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한국 영화의 구원투수가 될 법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기대는 기대로 그칠 것 같다.

바야흐로 채널이 다각화되면서 집에 앉아서도 최신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다. 티켓값 폭등으로 딱히 확 끌리는 영화가 없으면 영화관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 팬심만으로 손익분기점을 채우는 것은 당연히 어렵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스토리에 이병헌 감독의 맛깔나는 대사가 더해져 괜찮은 감동 스토리가 나올 거라고 기대했으나, 모든 장면에서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다. 불가능해 보이는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는 태생적으로 후반의 감동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다. 이 후반의 감동이 식상하게 보이려면 메시지보다는 재미에 집중해야 했다. 하지만 이병헌 감독 특유의 치고빠지기는 유머 코드는 무력하고 탄력도 떨어진다. 경쾌하면서 허를 찌르던 전작의 재기 발랄함은 어디로 갔을까. 아쉬움만 내내 남을 뿐이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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