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생산자 4일 단체 결성.. 사천자활은 유통 맡기로
사천교육청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우수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해야 한다는 마음을 먹고 ‘농산물 직거래’를 지역사회에 제안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5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생산자와 급식 관계자를 상대로 관련 설명회와 협의회를 가진 바 있다.
여기에다 지난해 9월 부임한 구본길 현 교육장도 학교급식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는 이전 근무지인 합천교육청에 있을 당시 지자체를 설득해 학생들의 ‘완전무상급식’을 이룬 바 있고, 사천에 옮겨온 뒤로는 “공립학교만이라도 부분 무상급식을 이뤄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사천교육청의 이런 의지 속에 학교급식문제를 논의하는 올해 첫 자리가 지난 2월26일 있었다. ‘2010년도 지역우수농산물 학교급식 직거래 운영 확대를 위한 협의회’란 이름으로, 역시 사천교육청이 주관한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사천노산초등학교 성영미 영양교사는 ‘표준식단 운영과 직거래 공동구매 방안’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표준식단을 권역별로 통일시킬 것과 생산자를 중심으로 유통센터 또는 급식지원센터를 만들 것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했다.
이어 사천자활센터의 김형석 영농팀장은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고 있는 선진사례와 사천의 친환경농산물 생산현황을 소개한 뒤, 급식직거래를 위한 해결과제인 유통문제의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값비싼 친환경농산물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유통이윤이 없어야 한다”면서, 사천자활에서 대가 없이 인력지원이 가능함을 밝혔다. 또 사천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관해서는 “인근 지역과 공동물류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날 협의회 참석자들의 결론은 “적은 품목이라도 지역 친환경농산물을 직거래 방식으로 학교급식에 공급해보자”와 “이를 위해 생산자단체 결성이 시급하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또 급식재료 공급에 필요한 냉장탑차 등은 영농조합법인에서 사용하고 있는 장비를 이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
이로써 지역우수농산물을 학교급식에 직거래로 공급하는 일이 조만간 가능해질 전망이다. 현재 사천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은 쌀, 딸기, 토마토, 녹차, 버섯, 단감, 배, 참다래, 채소류, 콩나물, 매실, 오가피, 수박, 양파 등이다. 품질인증 별로 농가수를 살펴보면 유기농이 475, 무농약이 44, 저농약이 413 등이다.
그리고 올해 우수식재료 구입비에 사천시가 지원하는 금액은 7억3000만원(유치원, 초중고교 등 50개교 대상)으로, 지난해보다 1억5500만원쯤 늘었다. 이를 1인당 1끼 지원금으로 환산하면 210~290원이다. 금액에 차이를 보이는 것은 학교급별로 차등 지원되기 때문이다.
이와 별개로 경남도도 농어촌형 유치원과 학교에 1억700여만원(1인당 90원)을 지원한다.
하지만 생산농가 일부에서는 좀 더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여기에는 ‘학교급식에 관한 공감대가 부족한 상황에서 섣불리 출발했다가 농민들 사이에 말썽이 일면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걱정이 깔려 있다.
또 한편에선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운동을 펼쳤던 학부모나 시민사회단체가 이 문제에 더욱 관심 가져주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어쨌거나 사천교육청과 사천시 그리고 농민과 사천자활 등의 노력이 어우러져, 이런 속도라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지역우수농산물이 자녀들의 학교식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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