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홍보물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박경리 선생의 <토지>와 같은 대하소설은 재미있다는 걸 알면서도 분량에 지쳐 선뜻 손이 안 간다. 요즘 마블 시리즈가 그렇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하나의 세계가 화려하게 마무리됐음에도 추가되는 캐릭터와 세계관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마블표 영화에 대한 인기도 평가도 완만한 하강 곡선을 그리는 중인데 ‘영광이여 다시 한번’을 외치듯 호평 일색의 작품이 나왔다. MCU 세계관을 전 우주로 넓히는 혁혁한 공을 세웠던 일명 ‘가오갤’시리즈의 3편인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다.

블록버스터 특유의 스펙터클한 볼거리와 액션 그리고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장르의 쾌감을 안겨주던 ‘가오갤’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1편이 개봉한 때가 2014년, 2편은 2017년이었으니 처음과 비교하면 영화와 관객도 모두 나이를 열 살씩은 더 먹었다. 이제 떠난 자리도 아름답게 보이도록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한데, 사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게 이별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 어렵다는 최고의 작별을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Volume 3>이 해냈다. 

<Volume 3>은 전작에서 ‘가모라’를 잃고 슬픔에 빠져있던 ‘피터 퀼’이 위기에 처한 동료를 구하고 은하계를 구하기 위해 다시 한번 가디언즈 팀을 모으는 이야기다. 아주 단순 명료한 구성인데, 여기에 소소하고도 빵빵 터지는 웃음을 양념처럼 더하고 두어 번 눈물을 쏟아내도록 만드니 150분이 순식간에 흘러간다. 더불어 추억처럼 설렜던 마음과 기대감을 충족시키면서 시리즈가 마무리된다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먹먹해졌다. 묵힌 세월에 동지애도 생겼는데 말이다.

요즘 영화는 전작을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다. 하지만 시리즈는 전작을 봐야 즐거움이 커지는 것도 당연하다. 사실 ‘가오갤 시리즈’가 평가에 반해 의외로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었으니 1편과 2편을 모두 챙겨본 이는 많지 않을 듯한데, 시리즈 최고작을 가장 맛있게 뜯어먹기 위해서는 정주행할 것을 권한다. 끝으로 잊지 말고 챙겨야 할 쿠키는 2개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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