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선한의 영화이야기] 범죄도시 3

영화 '범죄도시 3' 홍보물
영화 '범죄도시 3' 홍보물

[뉴스사천=배선한 시민기자] 만드는 입장에서 흥행한 시리즈 영화는 신작보다 오히려 더 까다롭다. 과거를 참고해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염두에 둔 포석을 깔아야 한다. 다시 말해 전작에 비해 새로워야 하고 미래를 고려해서 아낄 것은 아껴야 시리즈의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한국형 프랜차이즈 영화로 자리매김 중인 <범죄도시>는 매우 충실하게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리저리 아무리 꼬아도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의 주먹이 주인공인 영화다. 이미 마블 히어로처럼 각인된 그의 주무기는 그 어떤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압도적인 타격감을 준다. 무소불위의 핵주먹을 지닌 마동석이 중심을 굳건히 하고, 시리즈마다 달라지는 빌런으로 변화를 모색한다. 그러니까 이미 결말이 정해진 프랜차이즈 영화에서 내세울 것이라곤 악당 하나뿐인데, 전편보다 더 나쁜 상황과 나쁜 놈이 등장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른바 악 惡의 인플레이션이라고 할까. 

그렇게 등장한 3편의 악당은 이준혁이다. 흔히 말하는 로맨스 드라마의 ‘실장님’ 캐릭터라니, 의외라는 반응에는 걱정과 기대가 동시에 담겨 있었을 것이다. 전작들의 나쁜 놈들이 워낙 압도적이지 않았나. 부담도 그만큼 컸던지 무려 20kg을 감량하고 등장한 그는 우려와 달리 캐릭터와 잘 맞는다. 마동석과의 합도 괜찮다. 마약과 일본 조직이 등장하지만, 줄거리나 구성에 딱히 신선함은 없다. 대부분의 시리즈물이 갖는 한계이니 대충 넘어가고, 본래 목적인 통쾌한 액션임을 고려하면 전체적인 흐름은 오히려 좋다. 

단점을 찾자면 한도 끝도 없겠지만 액션의 통쾌함으로 카타르시스를 안긴다는 장점이 명확해서 지속 가능성은 충분하고도 남는다. 두 시간의 즐거움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은 생각보다 많다. 한국에서 제작하는 영화 중 킬링타임용 오락 영화로는 이 시리즈만 한 게 없지 싶다. 아직은 영리한 기획의 승리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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