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사천=최인태 막걸리문화촌장] 단풍이 남하한다는 기별에 가을비 소식이 묻어 있으니 막걸리 생각이 간절하고 곁들이는 부침개는 입맛을 돋운다.
요즘 막걸리가 다양해지고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 그런 중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고도주(高度酒)를 선호한다는 소식도 간간이 들린다. 얼마 전 신세계그룹 이재용 부회장이 SNS에 극찬하고, 만화가 허영만 화백이 삽화를 그렸다는 어느 막걸리 상품이 시중의 주목을 받았다. 11만 원이나 하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무슨 막걸리 도수가 18도나 나가느냐고 호들갑도 떨었다.
옛날에는 술이 익으면 대나무를 부채꼴로 만든 용수를 꼽아 도수가 높은 청주를 먼저 떠내고, 나머지에 물을 타서 거른 것을 막걸리라 했는데, 청주는 양반의 술이고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라고 했다.
본디 술의 제조 과정에서 한번 빚어 완성하는 단양주(單釀酒)는 12도 정도 되고, 밑술 한 번과 덧술 한 번으로 두 번 빚는 이양주(二釀酒)는 15도, 세 번 빚는 삼양주(三釀酒)는 17도, 그리고 사양주(四釀酒)는 18도 정도 되는데, 해창막걸리 18도가 사양주로 빚은 술이다.
이렇게 빚는 횟수를 거듭할수록 도수는 점차 올라가는데 주세법상 20도까지를 발효주(醱酵酒)라 하고, 20도 이상을 증류주(蒸溜酒)로 분류한다.
보통 한 번에 완성하는 양조장 술은 12도 정도 된다. 여기에 물을 타서 4~6도 막걸리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싱거워진 만큼 설탕의 200배나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등을 넣는다. 그러니 뒷날 숙취에 시달리곤 하는 것이다.
이제 물 탄 막걸리보다 원주를 그대로 즐기는 고도주(高度酒)로 기호가 바뀌고 있다. 배고픈 시절엔 양(糧)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질(質)로 경쟁하는 시대다.
뉴스사천 창간 15주년을 기념하여 이양주(二釀酒)로 빚은 15도 술을 거르고 숙성하여 맑은 술, 청주(淸酒)를 건배주로 썼다. 창간 15주년에 맞춰 알코올 도수 15도를 맞춘 셈이었다. 내년에는 16도짜리를 준비해야겠다.
기온이 많이 떨어졌다. 뉴스사천 독자님들께 옷깃을 여미고 내내 건강하시길 두 손 모은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