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옥마을 인근 야간관광 콘텐츠 확보 차원에서 처음 시작
전통 음식부터 해외 이색 먹거리까지 풍성…청년·다문화가정 도전
매주 수천 명 야시장 방문에 들썩…2층 청년몰은 상대적으로 한산
주변 관광 여건 성숙돼야 야시장도 성공 가능…상인 간 상생 중요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체류형 관광이 화두가 되고 있다. 사천을 방문한 관광객도 낮 시간대 몇몇 관광지를 둘러본 후 타지역으로 떠나버리기 일쑤다. 이는 숙박시설 부족도 있지만 밤까지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을 매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관광도시로 이름을 떨치는 타 지역의 밤 풍경을 둘러보고, 어떤 특징을 지녔는지 살핀다. 사천에 맞는 야간 관광 가능성도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최근 전국의 여러 지자체에서 전통시장 활성화와 체류형 관광상품 확보를 위해 금·토 야시장과 청년몰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연과 먹거리 중심의 야시장은 어느 정도 손님이 북적이는 반면, 청년몰이 활성화된 곳은 드물다.
전북 전주시를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남부시장 야시장은 2014년 10월 전국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곳은 전주시와 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야간시간에도 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거리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타 지자체들보다 한발 빨리 시작했다. 남부시장은 조선시대 전주부성 남문 밖의 장시가 모태이며, 바로 인근에 전주시 명물인 한옥마을과 경기전이 있다.
야시장 앞을 환히 밝히는 전주 풍남문은 조선시대 전주부성의 남쪽 출입문이다. 풍남문은 전주부성 4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남았다.
전주 한옥마을은 풍남동 일대에 700여 채의 한옥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통 한옥촌이며, 전국 유일의 도심 한옥군으로 유명하다. 1910년 조성되기 시작한 우리나라 근대 주거문화 발달과정의 중요한 공간으로, 경기전, 오목대, 향교 등 중요 문화재와 20여개의 문화시설이 산재해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들은 필수 코스로 남부시장 야시장을 들르고 있다.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최초 개장 시에는 매주 1만 7000여 명이 찾으면서 전주시 대표 관광콘텐츠이자 전통시장 활성화 사례로 꼽혔다. 여전히 매주 수천 명이 방문하는 등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가 되고 있다.
전주남부시장 야시장은 현재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남부시장 아케이드 구간 내 십자로 주변 통로에서 저녁부터 밤 11시까지 운영되고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야시장을 방문하면 전주의 향토 음식을 활용한 먹거리부터 중국을 비롯한 외국 음식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남부시장은 2013년 9월 안전행정부 주관 전통시장 야시장 시범지역에 선정되면서 야시장 구간 내 경관조명, 전광판, 입간판, 프로젝터 등을 지원 받았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사업 초기부터 청년과 다문화가정, 시니어클럽 등 다양한 계층에서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 특징이다. 남부시장 야시장에서는 색다른 먹거리와 함께 목공예품 전시 판매 등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사업 초기였던 지난 2015년에는 행정자치부 주관 지역경제 활성화 우수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남부시장 야시장의 주요 성공 요인으로는 매대 운영자와 남부시장 상인들간 1:1 자매결연을 통한 상생협력을 꼽혔다. 중국,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다문화가정의 야시장 참여와 대학생 등 청년들에게도 창업의 기회를 제공한 점이 당시 여러 전통시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됐다. 전주 야시장도 코로나19 대유행 때는 일시 운영이 중단됐다가 2022년 10월 다시 문을 열었다.
남부시장 야시장은 지자체나 기관 위탁이 아닌 상인회에서 야시장 전체를 관리하고 있다. 야시장 상인 선발과 계약, 임대료 책정 등은 남부시장 상인회가 직접 하고 있다. 남부시장 상인회는 야시장 점포 운영권을 다른 사람에게 전매 혹은 임대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이동 판매대 실명제를 도입해, 상인간 부당거래도 차단했다.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남부시장 야시장은 10년 가까이 활성화될 수 있었다. 지난 11월 초 전주 남부시장을 방문했을 당시 남부시장 야시장 일대는 늦은 밤까지 불야성을 이뤘다.
하지만 1층의 북적임과는 달리 2층 청년몰은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청년몰에는 청년들이 직접 다양한 공예품을 판매하는 작가 공방, 식당 등이 있었다. 청년몰을 방문했을 당시 저녁 7시쯤임에도 상당수 가게 문이 닫힌 상태였다.
일부 음식점과 서점 등은 저녁 늦은 시각까지 운영했으나, 먼지만 쌓인 채 텅빈 점포도 여럿 보였다. 2층 청년몰에서 만난 한 청년은 “자발적으로 시작했던 남부시장 청년몰도 운영한 지 한 10년이 가까워지니 운영을 그만둔 곳도 많이 나왔고, 새로운 도전자가 나오질 않으니 빈 점포도 여러 곳 있다”며 “청년이 지역을 떠나고 있으니 전통시장 청년몰이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다. 전국의 전통시장 청년몰이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상인은 “전주는 한옥마을 등 인근 광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여러 상인들이 상생 노력을 한 덕에 야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었다”며 “단순히 전통시장에 야시장을 운영하거나 청년몰을 새롭게 한다고 해서 관광객이나 방문객이 늘지는 않는다. 여러 관광 콘텐츠와 여건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사천시는 최근까지 삼천포중앙시장에 야시장 운영 여부를 검토했다가 장기과제로 돌렸다. 아직 야간 관광 여건이 성숙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 사천시는 삼천포항 주변의 체류형 관광 아이템이 활성화되었을 때 타지역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야시장과 청년몰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