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주연못 봄나들이로 자연이 주는 공연 즐기세요!

해가 이렇게 그리울 때가 있었을까요?
학수고대하던 해가 드디어 나왔네요, 3월 13일 토요일..

가까이 있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네요.

‘오늘 남편들도 없는데, 강주연못이나 가볼래?’
‘그래, 개구리 나온다는 경칩도 지났고 개구리 보러 함 가자’
‘지금 준비하고 있어라, 내 바로 간다’

그렇게 점심 지나 친구와 두 딸, 나와 두 아들 그렇게 여섯이 강주연못으로 가네요.

간만에 나온 해 때문인지 드문드문 사람들이 있네요.

어디서 이런 전시회를 볼 수 있을까요?

성인 키 보다 더 큰 연들이 잎 다 떨구고 고스란히 줄기만 있네요, 그것도 휘어진 모양들이 제각기. 연못 속에 비친 그림자까지 그 맛을 더하네요.

삽을 어깨에 걸치고 가는 농부, 공차는 아이, 물 한 모금 먹고 하늘 보는 흰 새, 이삭 줍는 사람, 젖먹이는 아낙네......

강주 연못.

아무렇지 않게 있는 것 같아도 제 나름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저만치 애들이 붕어를 보고 좋아라합니다. 논병아리도 연못 가장자리에서 한가롭고, 암 왜가리 한 마리가 긴 목을 빼 누굴 기다리는지 머-언 하늘을 보네요. 아이들 눈에는 좀처럼 왜가리가 보이지 않는 모양입니다, 어디어디라며 보겠다고 눈을 동그랗게 뜨네요. 정말 간만에 찾은 바깥 나들이가 어른 아이 모두에게 생기 그 자체네요. 그렇게 강주연못을 한 바퀴 휘-익 둘러 보고 작별 인사라도 하듯 연못을 보네요.

여름 지나 어른 키보다 더 큰 연줄기와 그 속에 핀 연꽃들로 장엄함을 뽐내더니, 이제 와보니 아무런 부끄러움도 없이 자연스레 보이는 연들의 누드행위예술이랄까..... 온 몸으로 겨울을 견뎌내면서도 아무런 동요도 없이 그게 제 삶이거니하고 있는 모습이 또 다른 장엄함으로 다가오네요. 진흙 속에 연꽃과 연잎의 때 묻지 않음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 본성이 그 품성이 절로 느껴지게 하네요.

이 봄이 가기 전에 강주연못으로 자연이 만들어 놓은 누드행위예술 보러 가시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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