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정 작·유병철 연출·22일 오후 7시 30분

진해 극단 고도
작품 줄거리

이나는 외도를 끊임없이 일삼고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의 악몽에 시달리다 잠을 깬다. 가족의 불화로 인해 정신적인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 두나의 유난한 남성 편력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 와중에 도박에 빠져 있는 아버지가 그녀를 찾아와 돈을 요구한다. 혼란한 심정으로 출근을 한 이나에게 민섭이 결혼하자고 조른다. 강남의 잘 알려진 외국어 학원의 영어 강사인 이나는 학원 실장이었던 민섭의 도움으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했고 유명세를 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사이는 실리적인 관계이기 때문에 진정한 사랑이란 찾을 수 없다. 민섭이 그녀에게 결혼할 것을 종용하는 것도 그녀가 돈을 많이 벌어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섭이 학원의 학생인 여주를 임신시키고 그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이나와 여주는 서로 몸싸움을 벌이게 되고 그만 바닥에 부딪힌 여주는 죽게 된다. 극심한 공포를 느낀 이나는 이를 민섭에게 뒤집어씌우기로 작정한다. 아버지의 끊임없는 외도와 폭력으로 자살한 어머니를 대신해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여동생을 뒷바라지 하며 치열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이렇게 쓰레기통에 내던져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동생 두나마저 애인과 함께 그녀를 떠나버리고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학원원장인 데이빗과 같이 밤을 세우게 된다. 이미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가치없는 삶에 운 이나는 자살하고 만다.

연출의 단상 (斷想)

작가의 초본을 읽은 후 처음 떠오른 이미지의 단어가 ‘타나토스’였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본성 중에서 자기 자신을 파괴하고 생명이 없는 무기물로 환원시키려는 죽음의 본능을 가리켜 타나토스라고 불렀다.
우리는 자신도 모른 체 끝없이 스스로를 파괴해가며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개인의 파괴, 그리고 가족의 파괴 그것은 결국 인간 존재의 파괴를 의미 하는 것이 아닐까?
한 인간의 하루를 살아내는 삶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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