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환 사천소방서 예방대응과장
2010년 아이티·칠레의 지진으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중국 청하이성에서 또 한번의 대규모 지진으로 사망자 1,484명, 부상자 12,000여명, 실종자 312명이 발생했다.  

중국은 이미 지난 2008년 스촨성 지진으로 44만명의 사상자와 실종 2만명, 이재민 5백만명의 아픔을 크게 겪은 곳이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지진을 보면서 국민 대다수의 사람들은 우리나라는 지진에 안전한가? 우리나라에 지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하는 지진에 대한 공포를 충분히 느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지진 발생 가능성이 낮은 편이긴 하나 기상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한반도에도 최근 10년간 연평균 43회나 되는 지진이 일어났으며 그 중 대부분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유감 지진은 총 10회 이상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근 경기도 시흥에서 3.0, 충남 태안에서 3.2의 지진이 발생해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라고 볼 수 없다는 전문가의 말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지진이란 불청객이 찾아 올 경우 힘없이 무너져야만 하는가?

최근 아이티와 칠레의 경우를 비교해 보면 칠레에서는 규모 8.8의 강진으로 아이티 지진의 500~1000배에 달하는 위력에도 불구하고 칠레의 피해상황은 아이티에 비해 수백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진앙의 위치 등 지질학적 차이도 있지만 잦은 지진으로 지진 위험국이었던 칠레의 잘 갖춰진 지진대비 체제가 더 큰 피해를 막은 덕분이라고 한다.

아이티와 칠레의 사례를 보면서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될지는 쉽게 가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 실정을 보면 1988년부터 건축물에 대한 내진대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건축법에 내진설계를 도입해 적용 기준과 대상을 확대시켜 왔지만 내진설계 현황은 전국 건설물 중 18.4%밖에 되지 않는 수준이다.
그리고 활성단층 등 지질구조에 대한 조사도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으로 지진에 대한 준비는 아직 많이 미흡한 현실임을 엿볼 수 있다.
예상하지 못한 재난이 큰 피해를 가져오는 법이다.

우리는 지진발생 시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진 위험도를 계측하는 기초조사 및 지진과 지하 단층과의 연관성을 고려한 단층 조사를 체계화 시키는 것을 우선으로 건축법규를 더 강화하고 오래된 건축물에 대한 내진 보강도 함께 서둘러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의 신속한 대피를 돕기 위해 일본의 경우처럼 체계적으로 지진발생 시 대처방법 등 지진에 대한 교육을 유아시절부터 국가차원에서 미리미리 준비하여야 할 것이다.
이에 소방방재청에서는 화재 및 기타 안전대책의 미흡으로 발생하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였다.

전국 소방관서에서도 화재 및 지진 등 각종 재난시 신속한 대응체계를 재정비하여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방전술 및 작전 재검토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구조구급장비의 첨단화로 현장소생률을 높이기 위한 대응력 강화와 국민들이 재난 발생시 신속한 대응요령을 습득할 수 있도록 대국민 홍보 및 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진 등 대형 재난은 이제 더 이상 남의 나라 일처럼 강 건너 불구경하는 자세는 버리고 유비무환의 자세로 철저히 대비하여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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