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영조 시민기자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성호사설
유교 경전의 하나인 《효경(孝經)》에 “사람의 몸과 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손상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身體髮膚受之父母 不敢毁傷孝之始也)”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데 머리털은 그렇다 치고 손톱과 발톱은 어떻게 했을까요?

조선 숙종 때 문신 이익(李瀷)은 죽기 직전 '조갑명(爪甲銘)', 곧 '손톱과 발톱에 부친 좌우명'을 지어 유언(遺言)으로 삼았습니다. “나 어렸을 때는, 손·발톱 거둘 줄 몰랐다가 보존하게 된 것은 중년부터였다. 모아 둔 것을 합쳐 보니, 손바닥 가득 두 줌이라. 각각 봉투에 싸서, 후손에게 맡겨 부탁하노니, 남긴 머리카락은 입관 때 머리카락은 베개로 삼고, 오른쪽에 이것을 채워두어라.”라고 하여 중년 이후의 머리카락과 손톱·발톱을 모아 관(棺)에 넣고 선산(先山)에 누워계신 부모님곁에 묻혔지요.

결국, 조선시대에도 가위로 손톱 발톱을 깎았는데 아기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포도 한 알을 입에 넣어 껍데기와 씨를 가려낸 다음 입물림으로 먹여주던 포도지정처럼 어머니가 이로 조근조근 씹어서 잘라줬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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