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산 군립공원 새 단장, 시민들 더욱 가까이 했으면

 다솔사를 품에 안고 있는 산이 봉명산(408m, 사천시 곤명면 용산리)입니다.
▲ 봉명산엔 초록잔치가 열렸습니다. 치열하지만 아름다운 수목들의 다툼이 한창입니다. 봉명산 초록잔치

다솔사에 대해서는 너무나 잘 아실 터라 여기서는 다솔사가 위치한 봉명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봉황새가 노래한다고 하여 鳳鳴山. 그 아래에 있는 고찰이 多率寺입니다. 봉명이란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그 산의 기운이 특별하기 때문입니다. 즉 천제(天帝)의 기운을 받은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힘차게 뻗어 내려 지리산 천왕봉에서 매듭을 짓고 다시 기운차게 가지를 뻗은 것 중의 하나가 낙남정맥. 그 정맥의 중심에서 열매를 맺은 산이 바로 봉명산입니다.
▲ 세월의 무게인양 거북등과 같은 껍질을 이고 선 다솔사 금강송 다솔사 금강송

봉명이란 이름은 깊은 유래를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민족의 고대 ‘솟대’에서 비롯된 비조문화(飛鳥文化)는 삼족오(三足烏)를 낳았고, 아리랑과 차례(茶禮)문화를 낳았습니다.

이 중 군왕이라고 칭할 수 있는 전설의 새가 바로 봉황(鳳凰)입니다. 그 봉황이 노래하는 산이 바로 봉명산입니다.(다솔사 주지의 안내 글 참고)

▲ 봉명산의 기운이 천하제일임을 증명하는 어금혈봉표, 고종황제는 봉명산 일대에 묘를 쓰지 못하도록 어명을 내렸다. 어금혈봉표
따라서 봉명산은 전국에서 가장 기운이 좋은 산이란 의미로 지어진 이름입니다.

이런 사실은 고종 22년에 어명으로 이 산에 묘(墓)를 쓰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어금혈봉표(御禁穴封表)라는 표지석을 큰 자연석에 새겼습니다.

따라서 봉명산 다솔사 앞으로는 묘가 없습니다. 하지만 이미 신라 지증왕 4년(504년), 연기조사가 영악대사와 함께 봉명산 기운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그 기운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곳에 터를 닦아 봉황새 모양의 절을 지어 영악사(靈嶽寺)라고 하였습니다.

이 후 선덕여왕 때 봉명산의 기운에 걸맞은 多率寺라는 이름을 지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뜻은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인재가 태어나고 발복의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다솔사 주차장 못 미쳐 주 출입로에서 왼쪽으로 약간 들어간 오솔길엔 거대한 남근 소원바위가 있습니다. 믿거나 말거나 다솔사의 영험한 기운을 휩싸여 남근석을 대하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간절한 기원이 꿈틀됨을 느끼실 겁니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시대가 되었지만, 그 옛날 이 소원바위 앞에서 아들 낳아 달라는 비원(悲願)을 온 정성으로 빌었을 한 어머니를 생각하면 이 바위가 범상치 않음을 느낍니다. 봉명산의 영험한 기운에 싸인 소원바위라면 뭔가 달라도 다르지 않겠습니까? 하긴 부처님 영험함을 따를 수는 없을 터지만요.

▲ 봉명산의 영험한 기운에 싸인 소원바위 앞에 서면 옛 여인의 비원이 들리듯 합니다. 봉명산 소원바위

지난 16일(금), 사천시청 공원 녹지과(055-831-3415)에서는 2500여 만 원의 예산으로 봉명산 군립 공원을 새롭게 단장하였습니다. 이전의 퇴퇴한 시멘트 탁자와 의자 등을 싹 걷어 내고 새롭고 친환경적이며 현대적인 디자인의 시설물을 설치했습니다. 목재 등의자 14조, 평상 5조, 케노피(봉명산 약수터의 지붕 덮개)1조를 설치했습니다. 봉명산의 약수는 이제 깨끗한 지붕을 이고 있는 명품 약수가 되었습니다.

▲ 4월 16일 새로 설치한 평상과 등의자. 현대적 감각의 세련미가 있습니다. 봉명산등의자
▲ 16일 봉명산 약수터에 설치한 케노피(지붕덮개) 봉명산생터

 

▲ 더욱 깨끗하게 정돈된 봉명산 샘터 샘터
또한 이전에 설치한 에어샤워기라든지, 수목표지판, 산정상의 봉명루 등도 빼놓을 수 없죠.

이만한 자연 환경과 경치 그리고 시설물을 갖춘 군립공원이 어디 쉽겠습니까?

가까이 두고 자주 봉명산과 자주 접하는 나는 그 기쁨이 매우 큽니다. 매일 가도 날마다 새로운 변화와 신선함을 느끼면서 봉명산에 안긴 그 편안함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 군립공원 중 선두적으로 설치한 에어 샤워기 에어샤워기

지금 봉명산은 초록잔치가 한창입니다. 진달래, 생강나무꽃, 벚꽃이 진 자리엔 연초록 잎들의 치열하고 아름다운 경쟁이 한창입니다.

단풍은 부지런한 품새로 태양의 기운을 독차지 하려는 듯, 누구 보다 먼저 잎을 틔웠습니다. 단풍의 그런 힘찬 기세가 가을의 붉은 농염으로 익어가는 것이겠지요.

단풍나무 뒤를 이어 한 발 늦지만, 대팻집나무, 노린재나무, 나도밤나무, 신나무, 때죽나무, 정금나무, 작살나무, 층층나무, 산가막살나무, 노간주나무, 붉나무, 비목나무, 진입로의 모감주나우 등이 치열한 햇볕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게으름 피우는 것은 참나무들입니다. 굴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은 늦이막이 잎을 틔워 겨우 참새 혓바닥만한 잎을 달고 있습니다.

▲ 다솔사 황금공작편백나무,관상용과 방풍수로서 최고의 기품을 자랑합니다. 다솔사를 대표하는 나무가 되겠죠. 다솔사황금공작편백

다솔사 응진전 앞의 황금공작편백(측백나무과)을 대장으로 천년송들과 편백이며, 삼나무는 봉명산의 산소 탱크입니다. 이들 상록수가 잘 어울린 숲길을 한 20여 분만 산책하면 찌든 피로며, 심지어 방금 오른 취기도 금방 씻은 듯 사라질 겁니다. 봉명산 들입에는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명품 상록수 길이 자연 그대로 펼쳐져 있습니다.

▲ 봉명산 입구에는 낙락장송의 천년송 군락지가 있습니다. 소나무와 편백나무 삼나무가 조화를 이룬 풍성하고 건강한 숲길은 산소공장 이상의 싱싱한 공기를 생산합니다. 봉명산숲길

이번 주말엔 김밥 준비하셔서 가족끼리 새롭게 단장한 봉명산 다솔사를 꼭 찾아 보세요. 가족끼리 나무 공부도 곁들이면 일석이조겠죠. 주차비도 없잖아요.

▲ 봉명산 낙조가 심산유곡의 운치를 나타냅니다. 봉명산 낙조

어디 이 만한 군립공원 우리나라 어디에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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