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김영조 시민기자의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산괴불주머니
봄꽃들 가운데는  산괴불주머니란 토종 들꽃이  있습니다. 들판이나 숲 속 또는 시골집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꽃이지만  노오란 햇병아리 같은 색이 파릇파릇한 풀 색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보입니다.

산괴불주머니는 양귀비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풀입니다. 연노랑 꽃은 봄이 시작되자마자 다른 꽃들이 미처 나오기 전에 피기 시작하여 웬만한 봄꽃들이 자취를 감출 때까지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꽃의 모양새는 매우 독특한데, 길쭉한 꽃송이는 한쪽은 뭉툭하게 막혀 튀어나오고 다른 한쪽은 물고기 입처럼 벌어져 있습니다. 산괴불주머니는 오색의 비단 헝겊을 이용하여 여러 모양의 수를 놓아 만든 노리개인 괴불주머니를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요즘은 유독 봄비가 자주 내립니다. 이 비가 봄꽃이 피는 것을 도우면 좋으련만 오히려 시샘하여 얼른 여름으로 성큼 다가가게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입니다. 자칫 봄꽃을 채 보지도 못하게 할 것 같습니다. 아직도 시골집 언덕에 피어 있을 산괴불주머니를 만나러  이번 주말엔 홀로 계실 늙으신 어머님도 뵐겸 시골집 나들이를 서둘러 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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