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기존 사업 나열 아쉬워.. 지금이라도 큰 밑그림 그려주기를”

정만규 시장이 보여 줄 '새로운 사천'이란 어떤 것일까? 너무 성급한 판단일지 몰라도 현재로선 새로움이 느껴지지 않는다. 7월1일 정 시장 취임식 한 장면. 정만규

정만규 사천시장이 7월1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시정 업무에 들어갔다. 취임식이 열린 사천시문화예술회관에는 사천시민 800여 명이 모여 ‘정만규호’의 출발을 축하했다.

시민들은 하나 같이 ‘지휘자가 바뀌었으니 새로운 느낌의 선율을 만들어 내리라’ 기대하는 눈치다. 그런데 정 시장의 선거과정부터 이날 취임식까지 줄곧 살펴보니 한 가지 궁금한 게 생긴다. 바로 ‘변화가 있긴 있을 것인가?’하는 점이다.

물론 변화가 무조건 옳다고 주장할 순 없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그 전까지 추진해오던 일들이 지나치게 폄하되는 것도 분명 경계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10년 가까이 한 수장이 이끌던 사천시였기에, 새 시장의 취임으로 참신한 새 바람이 불기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가 크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취임사를 하고 있는 정 시장. 정만규

이런 변화는 새 시책 몇 가지로 풀릴 문제는 아니다. 시정 목표와 기조에 분명히 담겨야 하는 것이다.

지난 1일 취임식에서 했던 정 시장의 취임사를 떠올려 보자. 그는 유난히 ‘새로운 사천시 창조’를 강조하면서 ‘행복도시 사천, 희망의 도시 사천’을 구현하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민선5기 주요정책 방향을 제시하면서 자신이 선거과정에 공약했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소개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새로운 사천시 창조’라고 느낄 만한 내용이 부족했다.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겠다고 했으나 안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게 없다. 각종 산업단지를 조성해 기업을 유치하고, 인구가 유입되면 지역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와 전망! 이는 솔직히 말해 사천시가 10년도 훨씬 전부터 계속 이야기 해오던 것 아닌가.

관광자원을 개발해 사천을 머무는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오래 전부터 나온 것이고, 이를 위해 하겠다는 세부사업도 이미 김수영 전 시장이 그려놓은 그림이다. 게다가 지역균형개발을 이유로 사천관광의 핵심지역인 삼천포항 주변에도 공단조성을 계속하겠다고 하니, 이쯤 되면 정 시장이 말하는 ‘새로운 사천’의 실체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밖에 사회복지분야와 교육분야 등에서도 내용에 신경 쓰기보다는 기반시설 조성이라는 겉포장에 주력하고 있음이 느껴진다. 이 역시 지난 사천시정과 너무나 닮았다.

 

취임식장인 사천시문화예술회관 대강당이 너무 비좁자 일부 시민들이 소강당에 마련된 중계화면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정 시장에게 어떤 기대를 걸고 있을까? 정만규

새롭게 출발하는 지자체장에게 격려는 못할망정 처음부터 쓴 소리만 한다고 원망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정만규 사천시장은 단지 사천시장이 된 것에 만족하기보다 ‘훌륭한 사천시장’으로 시민들에게 오래 기억되기를 더 바랄 줄 안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정 시장이 말하는 ‘새로운 사천’ 실현을 위한 큰 밑그림 그리기에 적극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사실 정 시장은 당선자 신분에 있으면서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이는 공무원들이 평소와 같이 시정에 주력할 수 있도록 배려한 측면으로 이해된다. 허나 그것이 ‘새로운 사천을 설계하는 일에 소극적’이라는 오해를 낳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정 시장이 말하는 진짜 ‘새로운 사천’을 보여 줄 것을 기대한다.

'새로운 사천'에 걸맞은 시정방향을 잡아주기를 기대한다. 정만규 시장 취임식 한 장면. 정만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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