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설계서 제출... 마을주민 “해 봐야 알지” 경계

사남면 진분계 마을 근처 납석 광산
오랜 논란을 끌어오던 진분계 납석광산의 복구설계서가 사천시에 제출됐다. 이에 따라 광산개발을 위해 파헤쳐진 산야는 이르면 다음 주부터 광산 복구작업에 들어갈 전망이지만 주민들은 업체의 ‘시간 끌기’를 여전히 경계하고 있다.

광산개발사업의 주체인 ㄴ산업개발이 사천시에 광산 복구 설계서를 제출한 것은 지난 25일. 설계서에는 초본류 씨앗을 뿌리고 해송과 잣나무 그리고 담쟁이를 심겠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시는 설계서를 검토해 큰 무리가 없으면 다음 주 중으로 복구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녹지공원과 관계자에 따르면 복구에 필요한 시간은 넉넉잡아 5개월이다. 날씨가 추워지고 있긴 해도 나무가 뿌리내리기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예정대로 잘 진행될 때의 시간계획이다. 진분계 마을대책위는 이 예정표를 안 믿는 분위기다. 오히려 광산개발업체의 시간 끌기와 주민 회유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진분계 납석 채굴장 입구

대책위 관계자는 “산지전용허가 신청이나 복구설계서 제출 과정에서 여러 차례 기한을 넘기면서 시간을 끌었던 업체가 이번이라고 단 번에 복구명령을 이행하겠는가”라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다음은 마을주민들의 주장이다.

“그냥 시간만 끌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땅 소유주를 업체가 고발한 상태고 마을주민들에게도 손해배상청구를 검토한다고 하는 데, 이는 토지사용승낙을 받아내겠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복구 중이라도 산지전용허가를 받아 광산개발을 계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업체는 실제로 산지전용허가 과정에 6번, 복구설계서와 관련해 2번의 기한 연장신청을 해왔다. 그리고 마을사람들에게 내용증명을 통해 마을발전기금 등의 당근과 손해배상청구라는 채찍을 한꺼번에 제시한 바 있다.

마을주민들의 우려에 대해 시 관계자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사실상 동감했다. 녹지공원과 관계자는 “업체 입장에서는 투자한 게 있는 만큼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다. 만약 나중에라도 산지전용허가 신청이 들어온다면 다시 검토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결국 와룡산 줄기에 난 생채기는 광산개발업체의 마음먹기에 따라 빨리 아물 수도, 오래 방치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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