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천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중앙역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브리쉘 중앙역에 도착.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기차를 기다린다. 그랑플라스 광장을 가득 메운 젊음과 불빛 축제에 취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돌아다니는 바람에 밤늦게 잠이 들었다. 아침엔 무척 피곤한 상태로 부스스 눈 비비며 겨우 짐을 꾸린다. 유럽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브리쉘 중앙역은 여러 나라와 도시로 이동하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 꽃이 만발한 운하
 지치고 피곤해 보이는 일행들에게 한국에서 가져간 마늘 환을 먹여본다. 효과가 있으려나? 역시 마늘 먹고 석 달 열흘 만에 사람이 된 웅녀의 자손 대한민국 사람들은 마늘을 먹어야 힘을 낼 수 있다는 신념을 실천하는 순간이다.

▲ 깜찍한 2인승 자동차-유럽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아뿔싸, 마늘에 감동한 인솔자가 그만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암스테르담으로 가는 기차가 출발한지 1시간여가 지난 시점에 그 엄청난 실수의 실체를 깨달았다. 이를 어쩌나... 마늘 환에 감동한 나머지 유레일패스와 여권을 잠시 옆자리에 얹어 놓았다는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기차를 탄 것이다. 복잡한 브리쉘 기차역 중간에 놓고 온 유레일패스와 여권이 무사할리 없을 텐데. 일행들에겐 당분간 비밀로 해두고 인솔자는 다시 브리쉘행 기차를 타고 여권을 찾으러 간다. 만약에 잃어버렸다면 복구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들어야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인솔자에게서 전화가 왔다. 다행히 찾았단다. 역을 관리하시는 분이 보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벨기에 브리쉘을 출발한 기차는 눈 깜짝할 사이 네덜란드 영토로 진입한다. 끝없는 밀밭, 옥수수·감자밭, 건초 만들기에 열중인 농부들 사이로 말과 양, 젖소가 유유히 풀을 뜯고 있다. 조그만 강마다 물닭, 쇠물닭, 흑고니 같은 새들도 보인다. 운하와 자전거,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초등학교 때부터 교과서에서 무수히 보아왔던  네덜란드 농촌 풍경을 확인하는 순간, 벅찬 감동이 몰려온다. 기차는 어느새 암스테르담 중앙역에 도착. 신용카드를 이용해 라커에 짐을 보관하고 시내 관광에 나섰다.

▲ 여러 나라 말로 인사하는 유람선 선장
  암스테르담은 네덜란드 최대 도시이자 17세기 해상 무역국으로서의 영광을 누린 도시다. 13세기 초 암스테르담 강 하구에 댐을 쌓아 조성된 도시라하여 암스테르담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165개의 운하가 흐르는 부채꼴 모양의 도시는 90개 이상의 섬과 1000여개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야 할지 한참을 연구한 끝에 뮤지엄 라인 유람선을 타고 운하를 따라 시내관광을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목적지는 안네 프랑크의 집,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 담락 거리, 섹스뮤지엄 등이다.

▲ 자전거 도로
 첫 번째 목적지인 안네 프랑크의 집 앞엔 줄 선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냥 지나친다. 잠수에 능한 물닭, 쇠물닭, 뿔논병아리, 오리들이 먹이 잡으러 들락날락 거리는 운하 옆엔 자전거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 자전거 수리소
 암스테르담은 그야말로 자전거 천국이다. 차도와 인도 사이, 자전거 도로가 거의 같은 비중으로 만들어져 있어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에 가장 안성맞춤 도시가 된듯하다.

▲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
  두 번째 목적지는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이다. 시간이 많지 않아 빨리 찾아가야 하는데 지나는 사람들 붙잡고 어슬픈 영어로 몇마디 물어보니 돌아오는 대답도 영 시원찮다. 에라 모르겠다. ‘금강산도 식후경’ 이랬는데, 밥이나 먼저 먹자! 고흐 미술관을 목전에 두고 근처 카페에서 거나하게 점심을 먹는다. 감자튀김과 소고기 간, 허파요리, 그리고 맥주한잔, 물 한 병. 물 사먹는 돈도 만만찮게 들어간다.

▲ 고흐 자화상
 점심 먹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하고 말았다. 고흐 형님만 찾아뵙고 곧바로 기차역으로 가야할 상황이다. 유럽 곳곳의 미술관에서도 고흐 작품을 볼 수 있지만 이곳 암스테르담에서는 <밀짚 모자를 쓴 자화상>, <해바라기>, <감자먹는 사람들>, <까마귀가 나는 밀밭> 등 가장 많은 고흐 작품을 만날 수 있다.

▲ 미술관 내부에 있는 고흐에 관한 상품들
 미술관에서 나와 이번엔 택시를 탔다. 담락 거리를 따라 중앙역으로 가는 길,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거리를 걷는다.

▲ 사람들로 붐비는 담락 거리

▲ 섹스뮤지엄
 안내 책자엔 여기 어디쯤 섹스뮤지엄이 표시되어 있었는데... 거리가 복잡하고 건물 형태가 비슷해서 찾기가 어렵다. 골목을 빙빙 돌다 홍등가도 지나친다. 대낮인데도 홍등가엔 사람들이 넘쳐난다. 유럽에서 가장 자유로운 도시 암스테르담이란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덩치 큰 서양 사람들 기세에 눌린 나머지 낮인데도 좀 무서운 생각이 들어 얼른 홍등가를 빠져 나왔다.

▲ 섹스뮤지엄 내부
 같은 거리를 몇 바퀴째 빙빙 돌다 드디어 섹스뮤지엄을 찾았다. 기대만큼(?) 별다른 건 없어 보인다. 제주도에 있는 러브 랜드보다 못하단 평이다. 사진 자료, 조형물, 사람을 놀라게 만드는 인형들이 즐비하다.

▲ 중앙역 근처의 자전거 보관소
 
▲ 중앙역 근처에 있는 자전거
암스테르담 중앙역 근처엔 자전거를 보관하는 큰 빌딩이 있고, 광장 곳곳에도 자전거가 물결을 이루듯 보관 되어 있어 가히 자전거 천국이란 말을 실감나게 한다.

 우리나라도 맘놓고 자전거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전거 천국 도시들이 속속 나왔으면 좋겠다. 사천이 제일 먼저 자전거 천국 도시가 될 수 있으면 더욱 좋겠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