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배려 실천.. "모두 한마음으로 공원 발전시켜 가길"

▲ 사천시 사남면 초전공원에 등장한 크리스마스트리. 초전공원 매점 주인장의 솜씨다.
사남 초전공원은 성탄절을 맞아 읍내의 어느 곳 보다도 더 화려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밝게 빛나고,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있어 산책하는 이들에게 신선함을 느끼게 한다.

내가 만난 이들 노부부(이주원, 강순동 씨)는 매점 운영을 통해 고객은 물론 공원을 찾는 이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물건을 파는 것 보다 더 즐거워한다.

주말이면 아침 일찍이 어김없이 공원에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우며, 공원을 둘러보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는 공원 이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는 힘닿는 데까지는 말없이 처리하다 보니 심지어 이 노부를 공원관리인으로 여긴다.

공원 매점 앞에는 잡다한 것들이 많다. 빈 캔 수집대, 이용에 혐오감을 느끼지 않게 제작된 쓰레기통, 부모와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탁자 등등. 이들 노부부가 매점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고객들과 공원을 찾는 이들의 편의를 위한 물품들이 너무 많이 늘었다. 이 모든 것들이 공원과 매점을 찾는 이들을 위한 작은 나눔과 배려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 매점 앞 화이트보드에는 늘 좋은 글귀가 쓰여 있다.
공원과 공원매점을 이용하면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매점 입구에 설치된 화이트보드와 볼품없어 보이는 어린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세발자전거 같은 탈것들이다.

화이트보드에는 사자성어(四字成語)와 생활영어를 매일같이 게시하여 공원을 찾는 어른들에게는 학창시절의 추억과 재음미의 즐거움을 주고,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읽으며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즐거움과 자기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은 어린이 명작동화 「Pinocchio 피노키오」가 연재되고 있다. 노부는 화이트보드 게시가 모든 이들에게 평생교육의 작은 역할을 하기를 원했다.

매점 앞에 질서정연하게 정렬된 유아용 탈것에 대해 물었다. 탈것들은 완전해 보이지 않았으나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관심이 갔다. 공원에 나왔다가 고장이 나면 버리고 간 것들을 수거해서 고쳐 놓았다고 한다. 부모와 함께 빈손으로 나온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부는 탈것들을 대여하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이 이익만을 쫓는 장사꾼으로 인식되는 것이 못내 서운하다고 하면서, 사용 후 제 자리에 잘 정리해 주고 내 것처럼 애용해 줄 것을 부탁했다.

▲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유아용 자전거. 매점 주인장의 넉넉한 마음씨를 엿볼 수 있다
늙은 매점 주인의 바람은 초전공원이 아이들에겐 안전하고, 직장인들에겐 활력 충전의 장소로, 나이든 어른들에겐 사색과 건강유지의 공간으로 역할을 하면서, 사천시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했다.

지난여름엔 남아공 월드컵축구경기를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여 공원을 찾는 이들과 함께 시청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주말이면 작은 음악회를 갖는다 한다. 음악과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길 위에서(On The Road)"와 연계하여 지난 9월부터 9차례의 작은 음악회를 열었고, 내년 봄부터는 이 음악회가 정기공연으로 정착될 것이다. 이 음악회와 연계하여 다양한 문화체험 통해서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과 격(格)을 높이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일전에 화이트보드에 게시했던 사자성어 “고장난명(孤掌難鳴)”을 인용하며 초전공원을 이용하고 찾아주는 이들 모두가 주인이라는 마음으로 함께 발전시켜가기를 원한다고 했다, 
▲ 초전공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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