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용식 사천소방서장

사천소방서장 김용식
유난히도 추웠던 이번 겨울 어느덧 입춘을 지나고 겨울가뭄으로 메말라 있던 땅에 봄비가 내리면서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찾아왔다.

하지만 겨우내 한파로 인해 동결과 융해현상이 반복되면서 지반이 약해져 건축물 등이 붕괴를 일으키고 얼었던 물이 녹으면서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이 높아지는 해빙기이기도 하다.

더욱이 최근에 내린 비는 농작물 재배나 산불방지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그 비로 인하여 해빙의 속도가 가속화되어 안전사고위험은 그만큼 높아진다.

해빙기에 지반침하나 붕괴가 일어나는 원인은 기온이 0도 이하로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지표면 사이에 남아 있는 수분이 얼어붙으면서 토양이 부풀어 오르는 ‘배부름 현상’이 일어나고 기온이 다시 0도 이상으로 높아지면 얼었던 공극수가 녹아내리면서 지반을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 이 때문에 지반침하가 건축물의 구조를 약화시켜 균열 및 붕괴 등 안전사고로 이어지는 주원인이 된다.

특히 남부지방의 경우 낮과 밤의 온도가 영상과 영하를 반복하는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의 해빙기간에는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얼마 전 한 기자가 해빙기 빙판상태를 취재 중 얼음이 깨지면서 저수지에 빠지는 사고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고 인터넷 등 각종매체에서 투혼을 발휘했다, 직업정신이 투철하다고 전하지만 빙판 입수사고의 위험성을 알고 있는 소방공무원이 보기에는 정말 아찔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취재 전 안전사고를 대비해 두었기에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빙상사고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일반인이나 구조대원이 근처에 있지 않았다면 비극으로 끝났을지도 모를 일이다.

해빙기 얼음은 강이나 호수의 가운데로 갈수록 얇아지고, 아래쪽에서부터 녹기 때문에 겉으로 보아서는 두께를 가늠하기 어렵다. 얼음위에 오를 때는 빙질을 반드시 확인하여야 하고 구명조끼도 반드시 착용하여야 한다. 또한 얼음위에서 취사행위를 하는 것은 열이 얼음을 녹여 매우 위험한 상황을 만들게 된다.

더불어 요즘처럼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봄철에는 각종 화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소방관서에서는 화재예방을 위한 소방안전대책 등을 추진 중이며 시민들의 많은 협조가 필요하다.

봄철 해빙기 주변을 다시 한번 더 꼼꼼히 둘러보고 각종 안전저해요소를 사전에 제거하여 위험이 도사리는 해빙기가 아닌 모두가 따뜻하고 행복한 ‘봄’을 맞이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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