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미귀가'로 분류해 수사 중.. 차량경로 아직 확인 안 돼
A 씨가 가족들과 소식이 끊긴 것은 설날이던 지난 2월3일. 그는 이날 오후 5시40분께 자신이 운영하는 멸치가공공장에 다니러 간 뒤 소식이 끊겼다. A 씨의 멸치가공공장이 있는 곳은 고성군 하일면 ○○리다.
A 씨 가족들은 하룻밤이 지나도 A 씨가 돌아오지 않자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경찰은 실종 전담반에서 사건을 맡아 A 씨 행적을 찾고 있으나 아직 뚜렷이 확인된 게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A 씨 휴대폰이 실종 당일 밤 그의 사업장 근처에서 꺼졌다는 것뿐이다.
문제는 그가 타고 나간 차량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이다. 즉 3일 저녁, A 씨 소유의 외제차량이 고성군 하일면 방향으로 진입한 흔적은 있지만 빠져나간 흔적이 방범용 감시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지역사회에선 A 씨가 실종 당일에 사업장 근처에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그의 차량이 하일면 또는 고성군을 벗어나지 않았다면 외진 곳에 버려졌거나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관련 소문이 지역사회에 무성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물론 A 씨 가족과 평소 A 씨가 몸담았던 모임 회원들도 고성군 하일면 일대를 수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다에 빠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배를 타고 인근 연안을 돌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22일 현재 A 씨와 그의 차량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A 씨가 일부러 가족과 소식을 끊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확한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이럴 경우 인근 지리를 잘 아는 A 씨가 의도적으로 방범용 카메라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경찰은 A 씨 사건을 정식 ‘실종’ 사건으로 분류하기보다 ‘미귀가’ 상태로 분류해 수사하고 있다. 그만큼 범행 당했을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참고로 경찰은 특정인이 가족 등과 소식이 끊길 경우 이를 그 심각성에 따라 ‘가출’ ‘미귀가’ ‘실종’으로 나눠 처리하고 있다. ‘실종’으로 분류하기 위해선 실종자 심의위원회를 열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설명이다.
어쨌거나 40대 남성이 20일째 가족과 소식이 끊긴 이번 사건은 이번 주가 고비다. 통신기록과 고속도로 영상기록자료의 분석에 따라 '실종'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