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경찰 “차량 이동 흔적 못 찾아 현장 수색 병행”

설날이던 2월3일 저녁에 집을 나간 뒤 가족과 소식이 끊긴 40대 남성을 찾는 경찰의 수사가 제자리걸음이다. 방범용감시카메라 영상기록과 휴대폰 통화기록을 살피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던 경찰의 당초 기대가 빗나간 가운데 사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건 발생 한 달이 지난 3월2일, 사천경찰서는 가용한 최대 병력을 동원해 실종된 박(40) 씨를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벌였다. 수색은 박 씨의 행방이 묘연해진 곳인 고성군 하일면 소재 박 씨 소유 멸치어장막을 기점으로, 차량으로 이동 가능한 한적한 시골길과 해안가 등이었다. 그러나 박 씨의 흔적은 찾지 못했다.

당초 경찰은 지난 달(2월) 말까지는 박 씨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통화기록 확인과 경남을 비롯한 전국 주요 도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영상기록의 정밀 분석에도 박 씨 행적이 나타나지 않자 한층 심각해진 표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2일 “실종된 남성의 행적을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연락이 끊긴 곳을 중심으로 다시 수색작업을 벌인 것이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실종된 박 씨가 이미 숨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에 대한 경계인 셈이다.

그러나 줄곧 휴대폰 통화기록과 차량 통행기록을 찾느라 부심하던 경찰이 갑작스레 대규모 현장 수색을 벌인 것을 두고, 이를 특별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수사방향에 큰 변화가 온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그 동안 박 씨 소유의 외제차량이 “고성에서 삼천포 시내방향으로 들어가는 것을 봤다”는 진술은 나왔었다. 하지만 최근 경찰은 이 차량이 박 씨의 차량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결론짓는 듯 보인다. 결국 박 씨 차량이 고성군 하일면 주변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았을 가능성도 충분한 셈이다.

경찰의 이번 수색은 이런 맥락에 닿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달 가까운 수사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주요 도로에서 박 씨 차량이 목격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경찰의 수사방향에 변화를 가져오기에 충분해 보인다.

한편 이번 실종사건과 관련해 지금까지 확인된 정황을 정리하면, 경남 사천시에 사는 박 씨는 설이던 지난 2월3일 저녁, 자신이 운영하는 고성군 하일면 소재 멸치어장막에 들리러 갔다가 사라졌다.

이튿날 오전 10시께 박 씨 아버지가 어장막에 들렀을 때 박 씨의 은색 외제차량이 있는 것은 보았지만 차 안에 박 씨가 있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박 씨 차량은 사라졌고 박 씨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경찰 확인 결과, 박 씨 차량이 이동한 흔적은 아직 없으며, 통화한 흔적도 없다. 박 씨 명의의 신용카드가 사용되지도 않았고 통장에서 현금이 인출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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