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 업체 한 달 전기요금만 수 천 만원, 기계부품업계 심각

전기요금 체납액이 늘고 있다. 전기 의존도가 큰 열처리 업체는 한 달 전기요금만 수 천만원이다.

경기불황이 이어지면서 지역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을 못 내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8일 한국전력공사 사천지점에 따르면 지난해 전반기에 비해 하반기 전기요금 수납율이 떨어지면서 체납누적금액도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밝히진 않았으나 소규모 가게나 식당에 머물던 요금체납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큰 기업이나 공장으로 확대되는 추세라고 전하고 있다. 또 지난 연말부터는 일반 가정주택에서도 요금연체자가 늘고 있다고 한다.

기업 가운데 전기요금을 못 내고 있는 업체는 주로 자동차/농기계/중장비 관련 부품 제조업체와 이들로부터 제품을 받아 열처리를 하는 열처리업체들이다.

한전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들 중 열처리업체들의 상황이 심각하다. 고열이 필요한 이들 업체는 주로 전기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생산원가 가운데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율도 40~50%에 이른다.

이러다보니 열처리업체의 한 달 전기요금은 보통 4000~5000만원이다. 심지어 7000만원까지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한전 관계자는 전한다.

경기침체로 기계부품업체가 밀집한 두량농공단지가 한산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자동차산업이 주춤하면서 관련 부품공급업체들이 줄줄이 영향을 받고 있다. 수주량이 급감하고 있는 것. 당연히 열처리업체도 일감이 줄고 있다. 여기에 자금 회전도 잘 이뤄지지 않아 당장 내야할 전기요금까지 못 내고 미루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어려움이 가장 집약돼 있는 곳이 두량농공단지와 인근 성지골공단이다. 여기에는 자동차/농기계/중장비 부속품 생산업체와 열처리업체가 밀집해 있다. 8일 현재, 이곳의 약30개 업체 가운데 정상가동 중인 업체는 몇 개에 불과하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평소 시끄럽던 공장소음이 급격히 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체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는데도 전기요금은 인상되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정부가 가장 최근에 전기요금을 올린 것은 지난해 11월13일로 4.5% 인상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사천지사 관계자는 “요금인상 요인이 누적돼 있었지만 경제상황을 고려해 계속 늦춰 왔던 것”이라 설명했다. 또 “현재 전기요금 3개월치를 계속 미납하는 업체에 단전경고한 뒤 단전 조치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원칙대로 실행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전기요금납부까지 미루며 버티기에 들어간 관련 업체들은 경기침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만을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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