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일본 사가현 사례 주목..한중일 지방정부간 협력강화 필요

최근 동남권 신공항 지정 실패의 대안으로 사천공항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어느 때 보다 높다. 해외로 나가기 위해 인근 부산 김해국제공항이나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으로 통하는 불편을 없애고 사천공항을 국제공항으로 격상시켜 사천을 통해 해외로 나가도록 하자는 것이다. 공항활성화와 해외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자는 노력이 각계각층에서 일고 있다.

지난 29일 사천상공회의소(회장 강정진)가 주최한 '사천국제공항 추진을 위한 대토론회'는 그런 의미에서 지역의 적극적 관심을 반영한 토론회였다. 상공회의소는 이날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사천공항 국제화추진위원회를 꾸려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보다 일주일 앞선 지난 22일에는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회장 황영상)가 '사천공항 활성화 촉구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경남유일의 공항인 사천공항이 대진고속도로 개통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연간 38억 원의 적자운영으로 폐쇄위기를 맞고 있다"며, "국제선 전세기 취항 등 사천공항 활성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을 전 도민의 이름으로 국토해양부장관과 경남도지사에게 건의한다"고 밝혔다.

▲ 최근 저가항공사 설립을 계기로 도입된 탑승인원 20인 내외의 소형항공기, 동남아시아와 남미등에서는 활발하게 운항하고 있다. SA227-DC기종으로 20인승.

최근 정부차원의 항공운수업 다변화를 통한 지방공항 활성화 정책이 나왔다. 저가항공사 설립유연화에 이어 에어택시 활성화 정책으로, 이는 전국 지방공항과 공항간에 소형항공기를 투입해 공항이용률을 높이자는 정책으로 항공운수업의 문호가 대폭 열렸다.

이에 사천에서는 오는 10월11일부터 사천-제주간 한시노선을 주3회 한달 간, 국내소형항공사인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가 시범 취항에 나선다. 동구간의 대형항공사인 대한항공보다 3만원 정도 비싼 운임으로 운항한다. 울산공항에서 10월1일부터 취항하는 동급 기종의 울산-제주간 이스트아시아에어라인의 요금 8만5천원보다 평일 5천원 주말 3만5천원이 비싼 요금으로 운항하게 된다. 사천에서 만큼은, LLC(Low-cost Carrier)항공이 오히려 고가항공이 되어 버린 것은 결국 시장성이 그만큼 취약하기 때문이란다.

항공운임은 취항노선의 탑승률에 따라 결정되는데 울산-제주간의 수요 경쟁력이 사천-제주간의 수요보다 높다는 이야기다. 운항거리는 오히려 짧으면서도 탑승수요가 낮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게 책정되었고 경쟁항공사인 대항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의 이용가능성도 운임상승의 압박 요인으로 작용한 면이 강하다. 가격이 높아 이용률이 저조하거나 탑승률이 낮아 적자가 생기면 항공사는 결국 운항을 포기하게 된다. 그 항공사가 대한항공이 될 수도 있고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나 또 다시 아시아나가 될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지난번 아시아나 김포노선 취소와 같이 항공사가 스스로 노선을 폐지하면 정부도 지자체도 이를 막을 방법이 없다. 희한하게 제주노선은 메이져항공사 두곳과 저가항공사 한 곳이 경쟁하는 양상이다.

결국 공항활성화는 항공 이용률을 높이는 노력과 도착지에서 사천공항으로의 유입되는 탑승객의 유치가 관건이다. 제주여행을 마치고 사천을 통해 돌아가는 것이 더 편하다고 홍보하고 여행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전문여행사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여행객 모집도 지역이 아닌 광역권 단위의 모집 여행사 확충과 온라인티켓팅 지원시스템등 이를 지원하는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하는 정책적 숙제 또한 넘어야 할 산이다.

▲ 사천공항에서 사가공항까지 직선거리로 288KM.그러나 국제선 공역으로 운항한다면 350KM. 사천에서 김포간의 국내선 운항거리보다 짧다.구글 제공.

국제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인근 후쿠오카국제공항이나 상해 푸둥국제공항으로 승객을 짜서 보낸다고 한다면 정기노선의 요금보다 배는 비싼 요금이 책정된다. 정기노선에 비해 전세요금이 비싼 이유는 탑승객이 여행을 마치고 돌아 올 때 까지 비행기가 기다릴 수 없다. 따라서 그 비행기는, 훼리플라이트(FERRY FLIGHT: 빈비행기)로 돌아왔다가 다시 태우러 가야하는 요금과 지상조업비(비행계류서비스)를 물어야 한다. 물론 CIQ시스템 (세관(Customs), 출입국관리(Immigration), 검역(Quarantine))이 확충된 가운데의 사천공항을 전제해서 말이다.

국제선의 정기노선을 두고 전세노선이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천-제주간의 노선성공을 위한 노력과 또 다른 난제가 있는데, 이게 만만치 않은 이같은 부대경비의 발생 때문이다. 편리성이 가격을 이길 수 없는 게 시장논리이다. 한 두번은 전시성 노선 개설의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정기 전세운항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지원정책도 효과를 보기 어려운 대목이 이런 이유에서다.

▲ 사가현 유일의 공항인 아리아케사가공항. 국제공항으로 거듭나기 위한 지역민의 관심이 높은 공항이다. 일본 사가공항 제공.

일본 큐슈지방의 사가현(佐賀県)에 있는 아리아케사가공항(有明佐賀空港)이 어쩌면 사천공항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사가현 유일의 공항이라는 점이 경남의 유일한 공항이라는 면에서 닮았고 지역적으로 공항이용률을 높혀 지역관광을 국제화시키려는, 지역민의 공항살리기 열정이 닮았다.

사가현은 삼국시대에 한반도와 교류가 빈번해 한국에 대해 우호적이고 임진왜란에 끌려간 도공의 정착을 통해 도자기를 산업화하여 네델란드와의 교역으로 유명해진 아리타(明有)와 하우스텐보스가있으며 세계최대인 사가 열기구축제는 세계의 명물이다.

최근 사가현의 후로카와야스시 지사는 중국 저가항공사인 춘추항공에 의향서를 보내 주3회 상해 푸동국제공항과의 정기노선 개설과 2011년 취항을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상공업계에서도 ‘마이에어포트선언운동’을 펼쳐 출장시 사가공항을 이용하겠다는 운동을 펼치고 있고 현재 660여개 업체가 서명했다. 사가현과 협력을 강화하면 한국 중국 일본을 잇는 트라이앵글 노선의 확보도 용이할 것으로 본다.

▲ 사가현 도민에게 배포된 광고전단 일부. 2011년내 주3편의 상해노선 취항을 목표로 준비중임을 알리고 있다. 일본 사가현청 제공.

지방정부간의 항공정책 협의의 적극성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에 도나 시차원의 협의를 요청하더라도 활성화된 공항을 보유한 지방에서는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자국의 운수권에 관련되어 있어 국가의 지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가현의 경우는 적극적이다. 상호교류제안이 상호 이익이 되고 그런 까닭에 협의가 진행된다면 국경도시로서의 사천의 위상과 경상남도와 사가현의 교류협력이 강화될 수 있는 기회라 할 수 있겠다. 양국가간 지상 조업료 지원협정과 자국내 탑승객 유치관련 협정등을 통해 정기노선 예비 전세취항이 허용되면 사천국제공항 승인도 첫 단추를 어렵지 않게 채울 수 있으며 저가항공사로의 취항이 성사될 것이고 저렴한 해외여행의 실현으로 관광수요 확충은 물론, 항공 수출입과 더불어 해외관광객 유치라는 숙원을 동시에 충족시킬 기회라고 본다.

저가항공사 관계자에 의하면 만약 이 같은 지방정부 차원의 협의가 완성되어 취항의견을 물어 온다면 저가항공사로서 취항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고 단언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일본도 국내여행보다 동남아시아의 해외여행이 비용 면에서 저렴해 학생수학여행도 해외를 선호한다는 면에서 미래 해외관광객의 수요의 확보라는 장점도 부각된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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