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제주 올레길>(1)올레길 떠나는 두 가지 원칙

<혼자 떠나는 제주 올레길>이 글은 '갯가' 시민기자님이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제주 올레길을 도보로 여행한 뒤 자신의 블로거에 올린 것으로, 이를 일부 고쳐 뉴스사천에 다시 올려주셨습니다. -편집자-

1. 가자 제주 올레로

해 마다 휴가철에 제대로 휴가를 즐기지 못하고 차일 피일 미루다가 업무중 갑자기 휴가 목적이 번개처럼 떠올랐다. 그 때까지만 해도 제주 올레를 말로만 들었지 제대로 아는 것이 없었지만 파견 근무지라 장기간 휴가를 신청하면 대직 나올 동료들께는 미안하지만  업무상으로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직장 생활에서 이런 기회가 분명 흔치 않을 것같아 마음을 먹고 인사 규정상 최장기 휴가 기간을 확인하니 7일간까지 가능하단다. 사실 파견근무지 직원들과  상당히 격렬한  충돌도 있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게 다 화가 복이되고 복이 화가되는 인생지사 새옹지마 아닌가.

바로 마음을 굳히고 최장 9박 10일의 기간을 정하고 올레길 떠날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 출발 날짜는 가능하면 한여름 휴가철을 피하고 너무 늦지 않게 조정하여 9월 10일로 정했다. 출발 전 특별히 준비한 것은 1-2인용 텐트와 비상식량, 그리고 디카 메모리만 특별히 준비하고 나머지는 늘 사용하던 장비를 점검해서 적당한 것을 골랐다.

▲ 제주 올레길 중 몇 장면
출발 전 혼자서 이런 저런 여행의 규칙을 정했다.

첫째 육체는 고달파도 마음은 자유로이 여행하자는 것이다.

혼자서, 언제 ,어디서라도 비박을 하고 끼니를 때울 수 있도록 모든 장비를 모두가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육체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마음이 자유로운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최소한 어떠한 기후 속에서라도, 어떠한 장소에서라도 비박하고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이 모든 장비를 다 챙기고 장거리 여행을 나선다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여행의 즐거움 보다 육체의 고통으로 다가 올 수도 있지만 15kg 만 넘기지 않는다면 자신이 있었다. 그런 정도의 고통은 감내해야만하고 그래야만 비로소 육체적 고통에 비례해서 내 마음의 자유와 편안함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었다.

둘째 처음 가보는 제주 올레길이지만 여행 정보를 최소한으로 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이리 저리 인터넷을 검색하고 자료를 구하면 제주 올레 여행에서는 상당한 편의가 되겠지만 집 떠나면 어차피 힘들고 어려운 것인데 그것을 피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부딪혀 스스로 고생하고 또 최악의 상황에서 새로운 실마리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학대하고 약간의 스릴과 위험을 체험하자는 것이다. 여행을 마친 후 확인해 보니 배낭 안에 제주올레 홈피에서 다운받은 최소한의 자료를 배낭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마저 집에 두고 왔고 여행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그 자료를 찾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대충 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배낭을 꾸려 출발전 무게를 확인하니 14.5kg 이다 . 적당한 무게로 쓰러지지 않을 만큼은 힘들고 고통스러우리라.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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