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회적경제 탐색>(6) [접속] - 프랑스

 99%의 반란!!!

 “5일은 ‘월가를 점령하라’시위대가 금융권 탐욕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은행 계좌 옳기는 날’(Bank Transfer Day)로 정한 날이다. 월가 시위대가 지난 9월 29일, 대형은행의 계좌를 5일까지 지역의 소형 은행이나 주정부 및 지역공동체가 운영하는 신용협동조합 등으로 옮기는 운동을 시작한 이래로 한달여 만에 신용협동조합에 65만명의 신규 계좌가 늘어났다고 신용협동조합 위원회가 이날 밝혔다. 이를 통해 신용협동조합에는 45억달러(5조130억원)가 새로이 계좌에 편입했다...... 소비자들이 깨어나고 있고, 우리가 선택권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시작했다.”(한겨레신문:2011. 11.7)

 “우리와 달리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에서는 신협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우리 동네 은행’, 99%를 위한 믿음직한 금융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협중앙회의 임우택 홍보팀장은 ”우리나라 대다수 은행은 50% 이상의 주식을 외국계 자본이 소유하고 있고, 그들의 과도한 배당 요구가 문제되지만, 협동조합인 신협은 조합원이 1인1표를 행사해 대주주의 전횡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의 일부 신협들이 이런 원칙에 충실하지 않아 고객 불신을 자초하는 것은 반성해야 할 대목이다”(한겨레신문:2011.11.1)

 

<사진 : ABC>

 주류은행들의 무차별적 횡포에 대한 저항과 동시에 ‘대안 금융’의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독점적 주주의 이익을 위한 금융이 아닌 시민들에 의한, 시민들을 위한 대안금융의 모델을 프랑스의 ‘시갈 클럽’을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동네 씨앗자금의 힘! - 시갈클럽

 시갈클럽은 CIGALES (clubs d'investisseurs pour une gestion alternative et local de l'epargne solidaire)의 약자로 ‘연대적인 예금의 지역적이고, 대안적인 운영을 위한 투자자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운영지침으로 연대를 지향한다는 것을 명시해 두고있으며, 파리를 중심으로 한 사회적경제를 활동가들에 의해 1983년 시작되었었다. 자신들의 예금을 일반적인 은행이 아니라 좀 더 가치 있게 예금을 하기위한 목적이며, 지역의 사회적경제 기업(협동조합,공제조합,민간단체)들에 대한 경영자문과 함께 재정투자를 하고 있다.

 시갈은 클럽이다. 여러 클럽이 존재하고 그 연합회가 어소시에이션(민간단체) 이라는 법적지위를 가지고 개개 클럽의 법적지위는 없다. 현재 프랑스엔 110개의 클럽이 있으며 1500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클럽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데, 회원들이 매월 모여 작은 소액부터 예금의 방식으로 상한액 기준 없이 모으는 것이다. 돈이 모이면 공고를 통해 사업계획,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을 모집하고 투자를 위한 검토를 통해 투자의 유무를 결정하게 된다.

사업계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사업계획을 가진 사람, 활동내용에 대해 사회복지사, 은행가, 일반직장에 근무하는 다양한 직종에 있는 투자자들이 사업계획서에 대한 검토를 통해 사업계획서의 완성도를 높이거나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하게 된다.

 

<사진: 구글. 시갈 투자자들>

사업의 결정을 하면,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사람은 클럽의 동반자가 되는 것이다. 클럽의 구성원 중 한 명은 최대 5년동안 한 사업을 관찰,지원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사회적경제 기업을 관리하는데 최대 5년을 지원하는 것이다. 도와주는 사람들은 대부,대모라고 불리게 되고 클럽안에서 자발적으로 할 수도 있고, 창업을 원하는 사람이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을 투자자들 가운데 선별할 수도 있고, 사업계획서에서 부족한 부분에 대한 요청이 있으면 클럽에서 지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주기도 한다.

 

 윤리적 투자자 클럽

 클럽에서 만든 돈을 가지고 창업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형식, 즉 대출의 형식이 아니라 사업의 자본에 윤리적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서 실제 기업 안에서 지분을 가지고 투자자는 자신의 기업이라 생각하고 참여하게 된다. 투자되어 있는 5년 동안에는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받거나 환수하는 것이 아니고, 투자금은 기업의 운영과 같이 가는 것이다. 사업이 성공하면 5년 후에 계산하여 돌려받는 것이고, 사업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위험성이 크다.

 투자할 때는 자영업자의 경우, 자본금의 제한이 없기에 원리적으로 투자될 수 없고, 주로 법적지위가 주식회사, 유한회사, 민간단체,협동조합 같은 별도의 자본이 구성되어야 하는 조직들에 투자를 하게 된다.

 투자를 하지만 의사결정은 기업을 만든 사람이 주축이 되어하게 된다. 총회에 참여하고 주기적으로 만나 현재의 상황과 전략에 대해 논의하지만, 기본적으로 결정은 그 사람들이 하고 만약 클럽 안에 홍보전문가가 있다면, 자원봉사자처럼 기업의 부족한 측면을 도와주는, 단지 윤리적 투자자로서 기업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의사결정권을 가지고 행사하거나 하지 않는다.

 “시갈”자체는 사회적 경제의 기조에 기반해서 생겨나게 된 조직이고, 자신들의 수익을 위한 목적도 아니고 본인들의 위험을 감내하고 지역사회를 도와주는 목적이지만, 투자를 받는 기업은 사회적경제 기업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투자되는 기업들로는 배관공사,집수리 기업,전기공사,미장원 등 지역 안의 조그만 상점 같은, 여러 곳에 투자되고 있고 사회적경제 조직들도,지역의 공정무역사업,유기농사업 등에도 투자된다.

 시갈에서 기업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지원해주는 것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갈은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시갈의 씨앗자금을 이용해 은행의 담보와 추가 지원을 받아내는데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자본금을 조금이라도 더 가진 조직이 아무것도 없는 조직보다는 담보를 받거나 기타 지원을 받는 문제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갈은 이런 방식으로 기업운영자에게 지원을 한다.

 시갈과 기업은 5년동안 결합되어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추가 고용시 가급적이면 신뢰를 바탕으로 실업자와 같은 취약계층을 고용할 수 있게 제안을 하고, 일반적 기업에 투자할 경우에도 새로운 사업을 하게 될 때는 친환경적 요인을 고려할 수 있게 권고하며, 사회적 경제, 연대적 가치를 부가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입하고 지원한다.

 투자금액은 평균적으로 4,000유로(한화로 700만원정도)정도다.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 동네 단위의 사람들끼리 모여 만들어 나가는 것이고 동네의 기업을 만들어 나가며 생기는 신뢰관계는 특별하고 크지는 않지만, 작고 구체적인 사업이다. 5년 동안 기업의 생존율은 75%, 이후 3년 동안 생존율은 50%이다. 잘되는 이유는 자본 충당이 잘 되어있고, 사례관리가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되기 때문에 성공률이 비교적 높게 유지되고 있다.

 이 지역에 50여개의 클럽이 있고 약 700여명의 투자자가 있다. 모이는 돈의 규모에 따라 한 클럽이 5년동안 존재하고, 3~12개 까지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연대적인 협회로서의 예금의 개념으로 기부처럼 사라지는 돈이 아니라 위험은 있지만, 나중에 되돌려받는 돈이다. 투자클럽을 통해 투자한 금액에 대해서는 법률로 투자금액의 25%까지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85년부터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수익이 없는 경우도 있었지만, 수익을 내준 기업도 있었기 때문에 예금을 날린 사람을 없다. 프랑스 전체적으로도 예금 전체를 날린 사람은 없다.

 투자자들은 지역 안에서 자신이 투자한 돈으로, 지역 안의 기업운영에 도움이 되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시갈은 클럽들이 주체가 되는 민간단체이다. 각 클럽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창업을 위한 교육을 집합적으로 같이 조직하여 만들어 가는 연합체이다. 한국에서 알려져 있는 ‘연대금융’의 시초가 되는 곳이 바로 여기다.

 질문 1 - 각각의 클럽이 아닌 총체적인 클럽관리를 하는지?

    * 각각의 클럽은 자기 계정을 각각 관리하고 연합회에 회비를 내지만, 연합회의 재정은 97% 국가로부터, 혹은 공공부분에서 오는 지원금이고, 3% 정도가 회비이다. 클럽은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운영체계를 갖추고 있다.

 질문 2 - 투자자들은 투자에 대한 배당금을 어느 정도 받고 있는가?

    * 조직마다 다르고, 수익률도 사업마다 다르지만 5년 동안 평균적으로 10%정도의 배당금을 받는다. 시갈외에 나머지 3곳은 은행성격을 가진 조직들이기 때문에 예금자들이 2%의 이자를 받고, 투자원금은 잃지 않는다.

*이 기사는 경남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원으로 원고료를 지급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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