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차 맛과 함께 세상도 밝게”.. 다솔사 복원계획도 제안

▲ 제1회 다솔사 차 축제가 5월 24일부터 26일까지 다솔사 일원에서 열렸다.
근대 차문화 보급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곳 다솔사. 이 다솔사에서 처음으로 차(茶) 축제가 열렸다. 전국의 차인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물론, 다솔사가 지닌 차의 정신을 새롭게 가꿔나가겠다는 결의도 다졌다.

제1회 다솔사 차 축제는 5월 24일 오후2시 부처와 다솔사 고승대덕, 선고차인들에게 차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범어사 주지 수불스님을 비롯한 불교계 인사, 진주연합차인회 고문이기도 한 최문석 남명학연구원이사장 등 다수의 차인들이 참석했다.

행사 주최자인 다솔사 동초스님은 “다솔사의 차문화 정립은 이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불법홍포(=부처의 뜻을 널리 알림)”라며 “남녀고하 없이 차 축제를 즐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축제추진위원회 정헌식 위원장은 “"맑은 차 맛과 함께 사회도 밝게 해보자는 의미로 마련한 행사다. ‘다솔사 차 축제’를 통해 새로운 시대정신을 이끌 힘이 모이기를 바란다”라며 축제의 의미를 설명했다.

정만규 사천시장은 환영사에서 “다솔사의 은은한 차향이 우리지역은 물론 전국에 널리 퍼져, 차 축제가 전국 유명 축제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 다솔사 차 축제 1부 개회식 장면.
축제 참가자들은 ‘차 올리기’를 끝낸 뒤 차를 마셔보거나 차를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했다. 또 ‘다솔사와 차’에 얽힌 다양한 전시물을 관람하기도 했다.

축제추진위 측은 2부 행사인 학술발표 시간에 근대 차문화 보급의 선구자로 불리는 전 다솔사 주지 효당스님을 집중 조명했다.

동국대 사학과 김상현 교수는 ‘다솔사와 효당’이란 주제발표에서 “의재 허백련, 응송 박영희 등과 함께 근대 차문화 보급에 중추 역할을 한 이가 효당 최범술”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일제강점기 시절 불교계 독립운동조직이었던 ‘만당’이 다솔사를 근거해 활동했음도 강조했다.

이어진 원광대 류건집 석좌교수의 ‘한국차문화사에서 효당의 업적’이란 주제발표에서도 다솔사가 지닌 차의 정신은 다시 한 번 강조됐다. 그는 “효당스님이 1975년에 발표한 ‘한국의 차도’란 책이 한국 차문화 연구와 보급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고 주장했다.

▲ 2부 학술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이 '다솔사와 차'에 관한 주제발표를 했다. 또 다솔사 중흥계획이 제안되기도 했다. 왼쪽부터 동국대 김상현 교수, 원광대 류건집 교수, 경상대 안동준 교수, 강우차문화연구원 정헌식 원장.
경상대 국어교육과 안동준 교수는 소설가 김동리에 관해 집중 고찰했다. 그는 ‘김동리 문학과 다솔사’란 주제발표에서 “‘무녀도’, ‘사반의 십자가’, ‘등신불’로 이어지는 김동리의 작품은 사실상 다솔사에서 잉태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동리 선생이 다솔사에서 직접 집필한 건 아니지만 등신불의 존재를 두고 만해 한용운과 범부 김정설이 나눈 대화가 결정적 작용을 했다”며, 그간의 연구내용을 근거로 들었다.

이 학술세미나에서는 다솔사 중흥에 관한 고민도 나왔다. 다솔사차축제추진위원장이면서 강우차문화연구원 대표를 맡고 있는 정헌식 원장은 ‘다솔사 복원 정비와 발전방안’이란 주제발표에서 다솔사를 ‘선차도량(禪茶道場)’으로 가꿔 나갈 것을 제안했다. “차라는 구체적인 물질과 선이라는 추상적인 정신성 사이를 오가며 깨달음을 도우는 공간”으로 다솔사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부내용으로 △역사적 근거에 맞게 다솔사 복원 △다솔사 입구에 대형주차장 조성 △산행차선(山行茶禪) 프로그램 도입 등을 제안했다.

한편 다솔사차축제는 26일까지 이어졌으며, 25일 오전10시 진주 촉석루에서는 ‘차의 날’ 제정선포 기념행사를 갖기도 했다.

▲ 제1회 다솔사 차 축제가 열린 다솔사. 뒷산 녹차잎이 푸르다.

▲ 축제 참가자들이 시음회를 즐기고 있다.

▲ '다솔사와 차'에 얽힌 각종 전시물을 관람하고 있는 축제 참가자들.

▲ 다솔사차축제추진위원회 정헌식 위원장이 다솔사 복원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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