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5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8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8 더디기만 한 세월호 실종자 구조작업에 가슴이 마른다. 어느덧 실종자보다 사망자가 많아졌다. 대부분이 어린학생들이라 슬픔은 더욱 날카로워진다. 자식을 잃은 부모가 오열하는 장면을 보다 그만 TV를 꺼 버리고 말았다.고백컨대, 나는 자식을 앞서 보낸 이의 슬픔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적이 있다.월전마을 어귀에는 왜성(倭城)이 서 있다. 병풍처럼. 임진왜란 때 왜놈들이 지은 성이라고 했다. 메이드 인 저팬이 품질은 참 좋다. 몇백 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그 위풍당당함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자랑찬 승리의 유물일 수 없는 성, 왜성. 마을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그 성을 공동묘지로 쓰고 있었다.계절이 바뀔 무렵마다 꽃상여들이 줄을 지어 왜성으로 올라갔다. 겨울에 올라가는 꽃상여 뒤로 동네 아이들이 따랐다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 정대근 기자 | 2014-05-01 07:40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5 나는 지금 간이역 벤치에 누웠다. 그녀에게로 데려다 줄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하늘엔 열여섯 개의 태양이 떠 있다. 세상은 매우 환하고 따뜻하다. 그러나 바람이 불진 않는다.“마취 시작하겠습니다. 준비 되셨습니까?”열여섯 개의 불이 켜졌다. 그리고 의사가 물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습니다. 제 소지품 중에 낡은 사진이 하나 있을 겁니다. 그 사진을 한 번만 볼 수 있겠습니까.”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있다. 한편 꼭 버려야 할, 거추장스러운 것도 있다. 나는 그녀에게로 돌아가기 위하여 꼭 버려야 할 것이 있다.짙은 포르말린 냄새가 느껴지는 손으로 의사가 사진 한 장을 내게 건네준다.“제가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참 아름다운 사람이지요. 제가 이 세상에서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 정대근 기자 | 2013-12-04 17:23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4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4 마을은 고요했어요. 고양이는 소름끼치는 그곳을 얼른 벗어나고 싶어 발걸음을 재촉했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요란한 비명소리가 들려왔어요. 그곳으로 허겁지겁 달려갔어요. 허물어져 가는 집 한 채가 있었고, 손바닥 만 한 마당에서는 사람들이 뒤엉켜 있었어요.“우리집이에요.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겠어요.”어린 소녀가 두 팔을 벌린 채 마당 한 가운데 버티고 서 있었어요. 그 뒤에는 병색이 짙은 할아버지와 어린아이 둘이 떨며 앉아 있었지요.“요 맹랑한 녀석을 봤나. 돈 줬잖니. 그거 받았으니, 이제 여기서 떠나야 해. 이곳에 아주 커다란 집을 지을 거란 말이야. 다들 떠났는데, 너 하나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고 있잖아”양복 입은 남자가 소녀의 멱살을 잡았어요. 그 뒤에는 몽둥이를 든 건장한 청년들이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 정대근 기자 | 2013-11-28 16:14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3 으리으리한 집에 사는 부자가 새끼 고양이 한 마리를 키웠답니다. 그 집 거실에는 초원을 거니는 호랑이 액자가 걸려 있었지요. 주인님은 으리으리한 집을 건사하느라 늘 바빴어요. 그래서 새끼 고양이는 거실에서 혼자 놀아야 했답니다. 고양이는 호랑이 액자와 거울을 번갈아 보며 혼잣말 수다를 떨었어요. 노란색 털과 검은색 줄무늬가 닮아서인지 호랑이가 친근하게 여겨졌어요.그러던 어느 날 아침 눈을 떴는데 집안이 텅 비어 있었어요. 벽에 걸려 있던 액자와 거울도 사라지고 말았지요. 아무리 기다려도 주인님은 돌아오지 않았어요. 고양이는 빈집을 헤매며 놀았지만, 도통 신이 나질 않았어요. 초원과 호랑이가 너무 그리웠어요.어느새 주인이 남기고 간 먹이가 떨어졌어요. 그 동안 무럭무럭 자라서 몸집도 꽤 커졌죠. 더 이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 정대근 기자 | 2013-11-21 16:31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1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1 이 이야기를 아껴주시는 독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인터넷신문 뉴스사천에서 5회까지 연재했던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Beta'의 정식버전을 내놓습니다. 10월 9일 창간된 주간신문에 게재된 본 편부터 새로 번호를 붙여나가려고 합니다. 연재 주기는 이전과 다름이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뉴스사천 주간신문 발행 후 그날 오후에 인터넷에 싣습니다. 변함 없는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늘 고맙습니다. -정대근 기자 드림 온몸이 거울처럼 빛나는 아이가 태어났다.특이한 신체특징 때문에 아이는 늘 놀림감이었다. 그러나 얼마 뒤 아이의 가족은 그것이 훌륭한 돈벌이가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은 관람료를 정 기자의 이야기보따리 | 정대근 기자 | 2013-10-10 16:46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