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거 결과분석] 정 후보의 잇단 악재에 젊은층이 송 후보 지지로 기울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사천시장선거에 세번째 도전장을 내민 송도근 후보가 현 시장인 정만규 후보를 누르고 사천시장에 당선했다. 두 후보 간 표차는 4237표. 6.8%의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후보자 4명이 경합했던 4년 전 제5회지방선거(=6·2지방선거)에서 정 후보가 3394표, 5.7%의 득표율 차로 당선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지역별 표심의 흐름과 그 이유를 짚어본다.

먼저 이번 선거 개요를 4년 전과 비교해 간단히 살펴보자. 유권자수(=선거인수)는 9만4250명으로 지난 선거에 비해 5232명 늘었다. 이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투표자수가 6만3314명으로 투표율은 67.2%, 4년 전에 비해 1.3%포인트 떨어졌다. 전체 투표수 중 무효표 1425표를 뺀 유효투표수는 6만1889표였다.

이번 사천시장선거의 특징은 지역별로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쏠림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지난 선거와 달리 동지역보다 읍면지역에서 표 쏠림현상이 더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이는 송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고 결국 당선에 이르게 했다.

사천시장 선거결과
투표자수가 가장 많은 사천읍과 정동·사남·용현면에서 7대3의 비율로 송 후보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냈고, 반면 동지역에선 대략 6대4의 비율로 정 후보를 더 지지했다. 4년 전 선거에서 송과 정 후보의 득표율이 읍면지역 54.0%대35.6%, 동지역 30.6%대63.0%였던 것과 비교된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동지역에 비해 읍면지역에서 지역색이 더 강하게 일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는 관행적인 지역색 말고도 다른 요소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정 후보를 둘러싼 여러가지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었는데, 5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한 금품살포와 사전선거운동 의혹, 그리고 공보물 사진합성에 따른 허위사실유포 혐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금품살포의혹과 관련해선 선거 도중 2명이 구속됐고, 2명에겐 체포영장이 발부된 채 잠적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은 유권자들의 판단에중대한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비교적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법부 잣대에 앞서 유권자 스스로 심판을 내린 셈이다.

4년 전 지역적 투표성향에 비해 이번 투표성향을 달리 해석하는 이유다.

개표 과정에서 한 가지 눈에 크게 들어온 점은 사전투표제에 관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전면 도입된 사전투표제는 투표율 상승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여겼지만, 사천의 경우 예상은 빗나갔다. 사전투표는 전체 투표의 축소판으로써 ‘바로미터’ 역할을 했다.

즉, 사전투표 중 지역을 가늠하기 힘든 관외사전투표의 결과만 보면 53.3%가 송 후보를, 46.7%가 정 후보를 지지해 전체득표율 송 53.4%, 정 46.6%와 매우 흡사했다. 참고로 관외 사전투표수는 6148표로 전체의 10%를 차지했다. 개표도 제일 먼저 진행돼 선거결과를 일찌감치 예측할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이번 사천시장선거 역시 공약이나 정책보다는 네거티브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다. 당초 재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는 이슈를 만들지 않는 조용한 선거를 바랐고, 송 후보도 정책선거를 하겠노라 선언한 바 있었다. 하지만 정 후보쪽에서 잇단 논란거리를 제공한 가운데 세월호 사건 여파로 가라앉은 선거분위기를 띄워야 한다고 판단한 송 후보 쪽에서 정 후보의 약점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정 후보도 적극 방어에 나서면서 선거 후반부엔 상호비방전 양상으로 치닫고 말았다.

선거과정에서 새로운 얼굴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은 실망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번 선거에서 처음 시장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차상돈 전 사천경찰서장과 김재철 전 MBC사장. 모두 새누리당 경선에도전했다 탈락함으로써 유권자들의 최종 선택의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 중 차 전 서장의 경우 선거 막판에 정 후보 지지를 전격 선언함으로써 선거판을 뒤흔들었는데, 결과적으로 큰 영향을 주진 못했다. 오히려 당내 경선이 공정하지 못함을 지적하며 정 후보와 맞섰던 그가 정 후보의 손을 들어주자 차 전서장의 지지자들조차 비난 목소리가 컸다. 정 후보 지지선언은 향후 자신의 정치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전 사장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MBC사장이란 중앙무대 명함을 이용해 인지도 확산과 지지도 상승을 꾀했던 그는 지역무대의 벽 또한 높음을 실감했을 법하다. 향후 또 다른 정치행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건 스스로에게 위안거리다.

올해 사천시장선거는 이렇게 끝났다. 선거과정에 있었던 고소고발이 남은 만큼 그 결과까지 지켜봐야겠지만, 분명한 것은 선거에 가졌던 관심을 평소 사천시정에 대한 관심으로도 옮겨야 한다는 점이다. 시민의 관심과 참여가 더 나은 사천시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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