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원 경상대학교 미생물학과 교수

우리 몸은 아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어디선가 날아오는 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우리 몸은 어찌 움직일까? 먼저 돌이 날아오고 있다는 신호를 눈을 통해 감지하고, 이를 뇌로 전달한다.

뇌는 그 신호에 따라 근육이 반응하도록 신호를 보낸다. 팔을 들어 얼굴을 가리거나, 아니면 몸을 움직여 돌을 피하도록 명령할 것이다. 이를 달리 ‘빛의 신호를 화학적 신호로 전환시키고 이를 뇌에 전달하게 되면 전기 신호를 통해 근육을 움직이는 기계적 기능이 일어나게 된다’고 바꿔 말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잘 못 된다면 영락없이 돌에 맞는 피해를 당할 것이다. 생명체는 빠르고 정확한 방법으로 소통하고 있다는 증거다.

우리 몸은 서로 소통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갖추고 있다. 숨을 쉬는 일, 밥을 먹는 일 등 아주 간단하고 소소한 행동들까지도 미세하게 조절되고, 서로 소통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명체에서의 소통이란 더 없이 소중하다. 돌이 날아오면 이를 피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몸속에서 여러 호르몬들이 방출되어 그 다음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단순이 날아오는 돌이었는지, 아니면 그 자리를 피해야 하는지를 결정해야 하며, 행동에 옮겨야 한다. 끊임없이 소통하고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몸속의 소통의 통로 중 중요한 것이 혈관이다. 심장에서 퍼낸 피는 온몸을 돌아 다시 돌아온다. 이 때 산소나 영양분뿐만 아니라 소통을 담당하는 물질이 전달되기도 한다. 옛날 사람들은 피가 간에서 생성된다고 믿었고 한번 생성된 혈액은 없어진다고 믿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혈관을 관찰해 보면 점점 얇아지다가 더 이상 보이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손끝이나 발끝을 다치게 되면 피가 나오는 것은 혈관에서 피가 조직으로 스며들기 때문으로 생각했다. 현미경 발달로 모세혈관이 발견된 후에, 혈액이 순환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혈관은 우리 몸 전체에 연결되어 있는 길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길을 통해 몸 전체가 소통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근 들어 ‘소통’이란 말을 자주 만나게 된다. 특히 정치권에서 소통이란 말을 자주 사용하는 것 같다. 우리 몸의 각 장기가 서로 소통하고,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은 생명줄과 같다. 한 나라의 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소통이 중요하고 그에 따른 유기적 반응이 중요하다.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국가적으로 큰 어려움에 처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세월호가 그랬고 메르스가 그랬다.

머지않아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다. 어느 당 공천을 받았는지, 어느 지역 출신인지가 후보자 선택에 중요한 기준일 수 있다. 허나 그 보다는 지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 소통을 통해 유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을 택하는 것이 어쩌면 더 중요할 수 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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