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용 전 사장의 구속으로 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 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그동안 숱한 의혹과 소문 그리고 백여 명이 넘는 KAI직원들에 대한 검찰 조사가 이뤄졌다.

이로 인해 지난 두 달여간 KAI 임직원은 매우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사회도 힘이 들긴 마찬가지였다. 수십 개 협력업체와 그 직원들의 고통까지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항공산업을 사천의 주력산업으로 이해하고 있는 지역민들로선 이심전심 격으로 걱정하는 마음을 보탰음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 동안의 혼란을 수습하고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 KAI 경영진이 그동안 얼마나 큰 잘못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다 알 수 없으나 검찰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는 만큼 이젠 항공산업에 드리운 먹구름을 걷어낼 때다. 그 첫걸음은 KAI의 새 대표이사를 선임하는 일이다.

KAI에 대한 압수수색과 함께 하 전 사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니, 사실상 대표이사의 공백이 두 달을 넘긴 셈이다. 그 사이 MRO 사업자 지정이 하염없이 미뤄진 것을 비롯해 대표이사 공백에 따른 다양한 문제가 여러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KAI 안팎으로 조성되어 있는 비상상황 해소를 위해서는 최대한 빨리 새 대표이사가 취임해야 한다.
KAI의 최대 지분을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녔으니, KAI의 새 대표이사 선임 역시 정부의 의지에 달렸음은 삼척동자도 알 일이다. 그러니 이젠 더 이상 시간 끌지 말기를 정부와 청와대에 촉구한다.

다만 KAI 새 대표이사는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어야 한다. 맞닥뜨린 위기가 결코 작지 않은 만큼 취임하자마자 각종 현안들을 바로 해결하고 처리해 낼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 지난 시기 KAI 내부의 부패와 적폐에서 자유롭지 못한 사람도 안 될 일이다. 그래야만 이후 진행할 내부 혁신과 개혁을 철저히 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KAI를 이끌 새 대표가 회사 안팎에서 도덕적 권위를 인정받는 것은 중요한 문제다.

새 대표이사는 지난 시간 무너지고 망가진 KAI의 시스템을 복구해야 할 큰 의무가 있다. 따라서 우주항공산업이 사천을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도록 기틀을 다진다는 소명의식과 능력을 지닌 자가 대표이사를 맡아야 한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정부는 새 대표이사를 선임해 위기에 빠진 KAI와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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