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MBC, 14일 서부경남 대통합 토론회 열어

서부경남 행정대통합 토론회가 14일 진주MBC 공개홀에서 열린 가운데 각 정당, 중앙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간의 입장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정부가 추진하는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해 민주노동당과 한나라당, 정부와 자치단체, 전문가의 입장 차이는 뚜렷했다.

14일 진주mbc가 특별기획으로 마련한‘서부경남행정대통합’ 토론회에서 민주노동당 강기갑 국회의원과 하승철 하동군 부군수, 육동일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는 신중론을 편 반면 한나라당 최구식 국회의원(진주시)과 허기도 도의원(산청군), 윤종진 행안부 자치제도과장 등 3명은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윤종진 행안부 과장은 “우리나라 자치단체는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고 현 행정구역도 잘못 설치된 측면도 있어 행정구역의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지만, 내년 지방선거가 끝나면 행정구역 개편이 힘들어 급하게 추진하게 됐다”며 행정구역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최구식 의원은 “현재 행정구역 체제는 해로움이 크고 이로움은 적은데다가 행정의 고착화로 토착비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행정구역 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허기도 도의원은 “행안부의 통합 정책은 그 필요성을 공론화 시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한 뒤, “행정서비스도 중요하지만 규모를 갖춘 도시를 만들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어진다”며 진주-산청권의 통합을 강력 주장했다.

이에 육동일 충남대 교수는 “통합의 효율성은 있지만 민주성, 지역균형 발전 등의 문제를 고려한다면 효율성으로만 따질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주민 간에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되어서 풀어야지 현재 안대로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하승철 부군수도 “통합이 되면 자치단체에 대한 중앙정부의 입김이 강해지고, 자치단체의 덩치가 커지면서 주민 자치가 약화될 가능성이 높고, 주민들이 행정에 참여하는 길도 더 없어지게 되는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는 진주MBC를 통해 이번 주 토요일 오전 7시30분에 녹화방송 된다.
강기갑 의원은 “통합의 효율성으로 공무원 수의 감소와 자치단체의 재정악화 해소를 들고 있고 특히 지방경제의 어려움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이명박 정부가 수도권 규제를 풀어 버린 것이 주요 원인이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 교부금의 감세 법안 통과로 사천시의 경우 173억원의 교부금이 줄어 자치단체 재정은 더 악화되고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쪽으로 접근해야지 통합하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고 막연하게 몰아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숫자는 한국이 18.5명인 반면 프랑스와 미국은 70명이 넘는다”며 “통합에 따른 공무원 수 감축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통합은 지역주민들이 주도하면서 충분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에 따른 교부세 지원, 국고지원 비율 확대, SOC사업 우선 지원 등 정부의 인센티브 제공에 대해 최구식 의원은 “중요한 통합 문제를 두고 돈 몇 푼으로 흔들기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구식 의원은 특히 “마. 창. 진의 통합 논의가 서부경남지역보다 앞서가서 우려하는 분들이 있지만, 이들 지역에 비해 우리 지역은 역사적, 실리적으로 조건이 좋기 때문에 정부에서 주목하고 있다”며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통합 논의에 있어 정치인의 배제와 정부, 통합 대상 지역의 역할 분담에 대한 의견도 제시됐다.

육동일 교수는 “통합 추진 과정에 정치인이 참여하면 당리당략으로 변질될 수 있어 외국에서는 정치인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며 “전문가와 지역대표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통합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통합에 있어 중앙정부는 통합 관련 연구와 조율을, 지역은 통합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 등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녹화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 중간에 방청객을 대상으로 의견을 들었는데, 토론자들만큼이나 찬반양론이 엇갈렸다.  이날 토론회는 80분 정도 예정됐으나, 토론자들 간에 논쟁이 가열되면서 예상 시간을 훌쩍 넘겨서 끝났다.

이번 토론회는 진주MBC를 통해 이번 주 토요일 오전 7시30분에 녹화방송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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