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처음 먹는 굴구이, 그 맛이 아주 끝내 줍니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굴이 제맛을 내는 제철이 다가왔구나 하는 생각에 토요일에 사천대교를 건너 서포에 굴사러 갔었습니다.
굴(석화)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정도로 영양가가 풍부하고 맛도 좋습니다. 아이들과 같이 불장난도 하고 굴구이로 식구가 둘러앉아 시간을 보낼 생각에 굴을 까지 않고 껍데기 채 한 대야 사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굴 작황이 좋지 않아 굴값이 비싸다고 하네요. 한 대야에 2만 5천원에 샀습니다.
작년에는 한 1만5천원 정도 준것같은데, 많이 오르긴 올랐네요.
다음주부터는 남부지방도 김장하는 철에 접어 들어, 조금 더 오를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참고로, 깐 굴은 Kg에 1만5천원 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토요일 오후 늦게 사러갔다와서 집에 오니 벌써 해가 지고 쌀쌀합니다. 아내가 해가 져서 날씨가 추우니 밖에서 장작에 구워먹는 건 내일 하랍니다. 하지만 굴을 눈앞에 두고 내일까지 기다린다는 게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세탁기 두는 다용도실. 그리고는...헤헤헤...가스버너를 준비하고 창고에서 엉성한 철망도 하나 주워서 준비를 하고 나니 모양이 좀 납니다.
제 주위로 아이들도 둘러 앉습니다. 저의 아내는 내일 하라고 난리가 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재밌다고 더 난리가 납니다. 아내가 포기합니다.
그리고 버너 위에 굴을 몇 개 얹어 봅니다. 그런데로 거품이 나오면서 잘 익습니다.
그렇게 저와 아이들이 동그랗게 지켜보는 순간 굴 하나가 입을 떡 벌립니다. 아이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서로 먹겠다고 난리입니다. 저도 침이 넘어갑니다. 그러고 아이들 하나씩 먹여 놓고 저도 한 입 먹어 봅니다.
올해 처음 먹는 굴구이 맛이란..??? 말로 표현이 안 됩니다. 하여튼 맛이 끝내줍니다.
그렇게 좀 구워먹고 있으니 아내도 한자리 차지 하고 앉습니다. 아까는 하지 말라고 하더니만, 하여튼 한 시간 가까이를 저와 아이 둘과 아내 그리고 장인어른까지 한참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 다음주 나락 매상 준비해야 된다며, 나락 뒤룬다고 오전부터 나락 바람쐬여 먼지 날려놓고 점심 먹자마자 솥을 들어내고 불부터 피웁니다.
불이 붙자 마른장작 몇 개를 더 얹어 불을 확 피웁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모태를 얹고 굴을 굽기 시작합니다. 어제 먹고 남은 걸 온 식구가 둘러앉아 집게로 이리저리 돌려가며 구워먹는 맛이란... 굴이 맛있기도 하지만, 식구가 장작불을 중심으로 둘러앉아 있는 모습이 더 흐뭇하고 보기 좋습니다.
밖에서 장작에 구워먹는 굴은 어제 가스버너에 구워먹었던 맛보다 더 맛있습니다. 가족과 함께 먹어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제철맞은 사천 서포 굴...!!! 굴맛이 꿀맛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