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났다지만 아직은 겨울입니다. 여전히 대기는 건조하지요. 따라서 ‘불조심’이란 말에 더 귀를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어제 아침 출근시간, 인근 진주시 상대동 어디쯤을 지나고 있었는데 ‘펑’하고 뭔가 터지는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차창 밖을 보니 길을 가던 사람들이 일제히 어딘가를 주시하고 있더군요.

지난 4일 오전 상대동 다세대 주택에서 가스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다.
5분 남짓 지났을까, 잠시 볼 일을 마치고 돌아오니 어느 다세대 주택에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기둥이 솟고 있었습니다. 소방대원들은 막 진화작업을 시작했고, 건물에서 갓 빠져나온 듯 보이는 몇몇 사람들이 놀란 가슴을 달래거나 흐느끼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건물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빠져나오긴 했지만 몇 명은 다쳐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화재현장 주위를 잠시 둘러보니, 폭발의 위력이 느껴졌지요. 인근 단독주택들 옥상에는 화재건물에서 튕겨 나온 듯한 창틀과 유리가루로 범벅이었습니다. 가까운 골목은 물론이요, 제법 수 십 미터 떨어진 큰길에까지 깨어진 유리 조각들이 흩어져 있었습니다.

소방대원이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LP가스 폭발이 화재원인이라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일부러 폭발시키지 않고서야 부주의 했던 탓이 크겠지요.

이렇듯 화재는 한 순간 부주의로 찾아옵니다. 사천소방서가 지난해말 발표한 바로는 지난 3년간(2007.1.1.~2009.10.31.) 사천에서는 모두 597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고, 그 중 부주의로 인한 화재는 379건이었습니다. 부주의로 인해 사흘에 한 번 꼴로 불이 났다는 얘깁니다.

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고, 봄이 온다 해도 화재위험이 줄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큰 화재는 이 시기에 더 많이 발생하곤 하지요.

평소 누전차단기가 말썽을 부리지는 않는지, 가스배관과 밸브에서 가스가 새지는 않는지 꼼꼼히 살펴야겠습니다.

가스폭발로 인접 건물들의 유리창이 터져 파편들이 곳곳에 흩어졌다.
화재가 난 주택 옆 건물에 날아든 창틀과 유리 파편.
화재가 난 건물에서 인근 도로변으로 날아간 인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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