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보다 차분해진 일선 학교 졸업식
여고생이 여중생의 옷을 강제로 찢고서 인근 바다로 끌고 가 빠뜨리고, 속옷 차림의 반나체 상태로 대로를 질주하는 등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청소년들의 졸업식 뒤풀이 장면이 충격을 주고 있다.
계란을 던지고 밀가루를 뿌리는 정도는 애교로 봐줄 정도로 청소년들의 과도한 졸업식 뒤풀이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인사말과 함께 시작된 졸업식은 여느 학교의 졸업식과 별반 차이 없이 진행됐다. 예전처럼 아쉬움에 눈물을 글썽이는 졸업생이나 교사는 없지만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졸업식이 이어졌다.
2학년 후배의 송사와 졸업생 대표의 답사에 이어 졸업가를 마지막으로, 졸업생들은 담임선생님으로 부터 졸업장을 받기 위해 교실로 향했다.
“아쉽습니다. 이제 친구들과 친해질 만 했는데, 헤어지게 되어서...힘들었지만 정든 학교도 떠나야 하고요.”
“졸업식 뒤풀이가 있느냐”고 묻자, 한 졸업생은 “전혀 관심이 없다”고 했고, 다른 졸업생은 후배들이 준비하고 있단다.
“후배들이 나중에 하려고 준비를 하더라고요. 계란 던지고, 밀가루 뿌리는 정도입니다. 저도 2학년 때 직접 했는데... 마지막이고 해서 추억을 남기려고요”
졸업식이 끝나자마자 학교를 빠져 나왔기 때문에 이 졸업생이 소원대로 뒤풀이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과도한 졸업식 뒤풀이 문화가 차츰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학교관계자의 설명이다.
“예전에는 옷도 찢고 심하게 계란을 던지고 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많이 줄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차분해 지는 것 같습니다”
신영수 교장의 말이다. 과도한 뒤풀이를 못하도록 학교 측이 막은 것도 영향을 준 듯 했다.
학교 한 곳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 다른 지역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졸업식 뒤풀이 문화는 우리지역을 보면 딴 세상 얘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번을 계기로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는 멋진 졸업식 뒤풀이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허귀용 기자
enaga@news40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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