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의 가격을 받으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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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가격을 받으면 될까?
  • 구륜휘 작가
  • 승인 2022.09.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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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륜휘 작가
구륜휘 작가

[뉴스사천=구륜휘 작가] 아니, 시집이 왜 이렇게 비싸? 사람들은 나의 책값을 보고 놀라는 때가 있다. 나의 글 모음집인 <사람들은 사람 같아>는 시집처럼 보이는 판형을 하고 있다. 많은 글이 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책값은 1만 2천원이다. 보통의 시집들이 9천원인 경우를 생각한다면 비싸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독립출판물로 나의 결과물인 책을 만들어 냈다. 독립출판은 원고, 책 디자인, 인쇄지, 표지, 표지디자인, 인쇄소 선택 등 모든 과정을 창작자 스스로 하는 것을 말한다. 스스로 하는 일들에 단가를 매기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 처음 독립출판을 하는 나도 고민이 많았다. 내 책값이 만 이 천원인 것을 누군가의 시도로 봐주었으면 좋겠다. 기존의 공정에서 벗어난, 독립적 활동을 하는 누군가의 시도 말이다.

가격에 대한 고민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언제나 마주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이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쿠키의 가격은 적당할까? 핸드메이드 고래인형의 가격은 적당할까? 핸드메이드 제품은 가격에 인건비를 더 더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매번 실패하는 것이 가격 책정이다. 언젠가는 직접 만든 고래인형이 작품인가, 상품인가를 고민해야 했을 때도 있었다. 그런 고민도 없이 공방을 창업 했던 무모한 도전이었던 삼십대도 있었다. 

사람들은 소비를 할 때 소심해질 때와 과감해질 때가 이중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 레몬주스를 짜기 위해 착즙기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꼼꼼하게 인터넷에서 정보를 알아본 뒤 적당한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반면 일상에서는 카페의 분위기가 마음에 흡족하다면 고민도 없이 같은 자리에서 여러 음료를 주문해서 먹는다. 또 내가 좋아하는 술을 사먹는 데에는 아낌없이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다. 그곳이 대형마트이든 자그마한 바이던 말이다. 

이런 소비자의 측면을 이해한다 하더라도 스스로의 노력에 값을 매기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는 분이 내게 고래인형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왔다. 고래인형을 만들 때는 고래 인형의 패턴이 어떻게 구성 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한다. 고래의 바닥면 1장, 옆면 2장, 등 1장, 핀 2장으로 이루어진다. 고래의 바닥면만 다른 천을 사용하고 옆면, 등, 핀은 같은 원단을 사용한다. 중요한 부분은 많은 원단을 차지하는 옆면이고 등이고 핀이다. 그러다보니 어울리는 바닥면을 고르지 못해서 우왕좌왕할 때도 있다. 그럴 때 내가 이용하는 방법은 내가 안 입는 티셔츠나 바지를 업-사이클링 하는 것이다. ‘새활용’이라고 번역되는 업-사이클링은 내가 재미를 느끼는 분야이기도 하다. 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활용하는 의미에서 ‘새활용’으로 번역되고는 한다. 자, 이제 이 고래 인형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야 할까? 

모든 원단들은 재봉틀을 이용하여 직접 재봉을 했다. 어울리는 실의 색깔을 고르고 재봉을 한 뒤 솜을 채워 넣는다. 솜을 다 채운 뒤에는 공구르기 작업으로 마무리를 했다. 공구르기는 창구멍을 메꿀 때 주로 사용하는 손바느질 방법이다. 그만큼 핸드메이드 제품의 경우에는 많은 손길을 요구한다. 전문 재봉사도 아니기에 완벽하지도 않다. 이번에는 인형 눈알이 떨어져서 고래의 눈 부분을 자수로 채웠다. 더 많은 손길을 필요로 했다. 하지만 난 이 인형의 가격을 매기기가 너무 힘들어서 대충 가격을 알려드렸다. 아는 분께서는 예상했던 것보다 많은 돈을 보내주셨다. 그럼 나는 앞으로 이 정도의 가격을 받아도 될까? 스스로 고민에 빠진다.

 

※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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