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에도 변하지 않은, 그리고 또 변한...
어쨌거나 그렇게 바쁜 떡집엘 설을 이틀 앞두고 들렀습니다. 어떤 풍경일까 궁금해섭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리 넓지 않은 떡집엔 사람들로 붐볐습니다. 물에 불린 찹쌀에 쑥 밤 팥 등 갖가지 재료를 봉지나 대야에 담아 놓고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 이번에 나오는 떡이 자신의 것인지, 혹시나 남의 것과 바뀌지는 않는지, 쌀을 빻는 기계에서부터 김이 무럭무럭 나는 떡시루에까지, 눈을 쉬이 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손님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듣고 그 입맛에 맞게 떡을 만드는 일은 주인이 해야 할 기본 중의 기본. 부부 주인장의 손발이 척척 맞습니다. 바쁜 와중에 기다리기에 지루해 하는 손님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손님들 순서도 눈여겨봅니다.
한꺼번에 몇 개씩 쌓는 떡시루의 주인이 누구누군지 꼼꼼히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해선 안 되지요. 자칫 실수라도 하는 날엔 실랑이가 일 수 있으니 그야말로 ‘단디’ 해야 합니다.
명절을 앞둔 방앗간은 몹시 붐볐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는 동네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긴 줄을 이루기 일쑤였습니다. 그럴 때면 바쁘신 할머니는 집으로 돌아가시고, 저만 남아 차례를 지켜야 했습니다.
정말 엊그제 일 같습니다만 벌써 삼십 년 더 된 일이네요. 그 때에 비하면 지금 풍경은 많이 다르지요. 이미 해 놓은 떡을 간단히 사는 이도 많고, 전화로 주문해 뒀다가 찾아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뉴스사천 독자님들!
이번 설 건강하게 잘 쇠시고요, 맛있는 떡 해 드시면서 아름다운 이야기꽃 피우시길 빕니다.
하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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