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룡, 고려 현종을 품다’에 잘 어울리는 행사
‘끊겼던 태조 왕건의 유훈을 현종이 되살리다’
백희가무로 ‘유쾌한’ 팔관회와 ‘화합 상징’ 연등회
축제 참가자의 흥 돋울 어가 행렬과 연등 행렬

제25회 사천 와룡문화제의 연등회에서 연등 행렬에 나서게 될 황룡과 청룡.
제25회 사천 와룡문화제의 연등회에서 연등 행렬에 나서게 될 황룡과 청룡.

[뉴스사천=하병주 기자] 와룡문화제가 올해 새롭게 부활하면서 내건 부제는 ‘와룡, 고려 현종을 품다’이다. 이 제목에 가장 어울리는 행사로 ‘팔관회와 연등회의 재현’을 꼽을 수 있다. 고려 8대 왕 현종은 태조 왕건의 유훈임에도 잠시 역사가 끊겼던 팔관회와 연등회 행사를 되살렸다. 그리고 이 두 행사는 고려 왕조가 막을 내릴 때까지 쭉 이어졌으니, 고려의 정통성을 상징한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 고려 현종을 전면에 내세운 제25회 사천 와룡문화제에서 팔관회와 연등회를 주요 소재로 꺼내 든 것은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와룡문화재를 준비한 사천문화재단은 오래전 역사 속 그 행사를 어떻게 재현할까. 그 궁금증을 살짝 풀어보자.

백희가무로 유쾌한 팔관회 
팔관회 재현은 와룡문화제 첫날인 28일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이어진다. 어가 행렬과 의식행사, 백희가무(百戱歌舞) 세 가지로 구성된다. 팔관회를 대회와 소회로 나눌 때 대회(大會)를 재현하는 셈이다.

어가 행렬에는 200여 명이 참여한다. 박동식 시장이 현종 역을 맡는다. 황룡대기와 의장기 등 다양한 깃발이 맨 앞에 서고, 향정자(향로 등 제구를 받쳐 드는 기구), 채여(귀중품을 실어 옮기는 데 쓰는 가마)가 맨 뒤에서 따른다. 고려의 문무관과 함께 외국의 사신들도 가운데 행렬에 선다.

고려 시대의 팔관회 모습을 표현한 그림(사천문화재단 제공).
고려 시대의 팔관회 모습을 표현한 그림(사천문화재단 제공).

행렬의 동선은 시 청사의 남문주차장에서 출발해 노을광장 앞을 거쳐 홍보탑(시도 1호선과 만나는 곳, 행사장 서쪽 입구)까지다. 여기서 반환점을 돌아 출발지로 돌아온다. 시간은 30분쯤 걸릴 전망이다.

의식행사는 조하(朝賀) 의식을 말한다. 고려 시대에는 왕이 태조 진영에 제를 올린 뒤 공연장 방향으로 자리를 잡으면 모든 관리들이 위계에 따라 왕에게 하례를 올렸는데, 이를 재현하는 셈이다.

팔관회의 마무리는 신나는 놀이와 공연이다. 이른바 백희가무이자 축제의 본격적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춤과 극, 음악과 노래, 기예와 놀이 등이 어우러진다. 이번 축제에서는 솟대쟁이놀이, 사자춤, 처용무가 기다리고 있다.

대동놀이로 화합 이끄는 연등회
연등회 재현은 크게 보면 축제 기간에 계속된다. 크고 작은 다양한 등이 축제 현장 곳곳에서 행사가 끝날 때까지 불을 밝힐 예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점은 축제 둘째 날인 29일 저녁 7시부터다. 봉축 점등식에 이어 연등 행렬과 시민 화합 대동놀이가 펼쳐진다.

고려 시대의 연등 축제를 표현한 그림(사천문화재단 제공).
고려 시대의 연등 축제를 표현한 그림(사천문화재단 제공).

연등 행렬은 팔관회의 어가 행렬보다 참가자 규모가 크다. 시민 1,000명 정도가 행진한다. 황룡과 청룡, 코끼리와 사자, 연꽃등과 같은 대형 조형물이나 등은 군인들이 맡는다. 연등 행렬에는 전통적인 등 말고도 연꽃 든 펭수, 뽀로로와 그의 친구, 지니, 미니언즈, 양탄자 탄 알라딘 등 만화나 영화 속 캐릭터를 표현한 등도 참여한다. 연등 행렬이 이어지는 동안 대취타 등 전통 음악에 더불어 오늘날의 신나는 축제 행진곡이 흥을 돋울 예정이다.

29일 저녁 연등 행렬에 이어 시민 화합을 위한 대동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행사 모습.
29일 저녁 연등 행렬에 이어 시민 화합을 위한 대동놀이가 펼쳐질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행사 모습.

대형행렬의 동선은 어가 행렬과 비슷하다. 남문주차장에서 출발해 홍보탑에서 돌아온다. 돌아오는 도중에 노을광장에 이르면 모든 축제 참가자들과 어우러져 시민 화합 대동놀이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예정이다. 강강술래, 길쌈놀이로 시민들을 하나로 묶으면서 사천시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한다.

축제 기간에 전시되는 등으로는 앞서 소개한 대형 등 외에도 국가별 테마등, 초롱등, 등간 등으로 다양하다. 지난해 공모전으로 시민들이 참여해 만든 수상작과 출품작도 전시된다. 체험 부스에서는 ‘나만의 등 만들기’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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