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고재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뉴스사천=고재성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지금 사천의 모든 관심은 연내에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개청할지에 쏠려 있다. 관련 특별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어엿한 국가기관의 하나인 우주항공청이 사천에 설치되어 지역 발전의 또 다른 성장 엔진으로 작동할 것임은 분명하다.

수산업의 장기적인 불황과 SPP 조선의 폐업은 우리 지역의 경제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의 활력을 극도로 떨어뜨렸다. 이를 고려한다면 이번 우주항공청의 사천 개청의 의미는 더욱 남다르고 특별하다고 생각된다.

지금도 우리 사천은 국내 우주항공산업의 70% 이상을 담당한다고 한다. 향후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의 진입을 목표로 국가가 관련 산업을 집중육성 한다고 하니, 사천이 곧 한국의 시애틀이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특히 이번 사천 우주항공청 개청을 앞두고 거의 신도시에 준하는 개발계획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이미 지난 5월 국회에서는“우주항공청 연계 우주항공복합도시 조성계획”까지 보고되었다.

여기에 따르면, 세계 유수의 주요 항공우주산업도시를 벤치마킹하여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는 행정복합타운을 조성하고, 우주항공청과 유관기관 배치로 업무기능을 강화하며, 산학연과 관광, 휴양, 산업, 상업 등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명품 신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은 법이다. 과연 사천의 우주항공청 개청에 지금 사천에 거주하는 11만 시민 모두에게도 장밋빛 미래로만 다가올까? 필자는 이와 관련해 발생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에 지금부터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먼저 신도시 조성으로 토지 수용과 원주민들의 강제 이주 문제가 발생한다. 원주민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다른 환경에 적응하면서 살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는 것이다. 또한, 공시지가 수준의 적은 토지 보상금을 받고 농업과 같은 자신의 생업을 강제로 바꿔야 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접근과 대책이 필요하다.

두 번째는 신도시로의 쏠림 현상 심화로 구도시 정주 환경의 상대적 불평등이 우려된다. 아직 신도시의 구체적 입지가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진주혁신도시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신도시의 출현은 필연적으로 구도심의 공동화를 유발시키며, 신도시에 유입되는 이주민들과의 문화 차이로 갈등이나 충돌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러한 점들 역시 첫 신도시 조성 때부터 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학업과 취업 등으로 사천을 떠나는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고, 지속 가능하고 쾌적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기반시설과 터전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육아나 문화생활 등 전반적으로 편리한 도시의 주거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경쟁력은 경제력뿐만 아니라 주거환경과 문화 등 우리 지역이 가진 종합적인 매력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상황을 낙관하고 있을 때야말로 성공적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한다. 사천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라도 우주항공청 사천 개청의 그림자도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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