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 판소리 수궁가·판소리 고법 보유자 심사 절차 시작
판소리 수궁가 이윤옥·손양희, 판소리 고법 이용희·강성인 도전
선동옥 명창·김재근 고수 타계 후 보유자 부재 상황 벗어날까
경남도의 공연 영상물 제출 요구에 후보자들은 발표회로 진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재근(1923년~2008년) 고수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 선동옥(1936년~1999년) 명창의 생전 공연 모습.(사진=문화재청)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 김재근(1923년~2008년) 고수와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보유자 선동옥(1936년~1999년) 명창의 생전 공연 모습.(사진=문화재청)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9호 판소리 수궁가 예능 보유자 선동옥(1936년~1999년) 명창과 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8호 판소리 고법 예능 보유자 김재근(1923년~2008년) 고수가 별세한 이후 한참 만에, 사천에서 새로운 예능 보유자가 탄생할 수 있을지 국악계의 관심이 크다. 

경남도 문화유산과는 최근 판소리 수궁가와 판소리 고법 보유자 후보를 대상으로 보유자 심사 서류를 접수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경남도는 2021년 판소리 수궁가와 판소리 고법 보유자 후보들을 대상으로 몇 년 이내 보유자 심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 후보는 2012년 지정된 이윤옥 명창(사천시 국악협회장)과 손양희 명창(손양희 국악예술단장)이 있다. 판소리 고법 보유자 후보는 같은 해 지정된 이용희(별주부 국악진흥회장) 고수와 강성인 고수(소리마당 풍류 대표)가 있다. 따라서 심사 대상은 이들 4명이 전부인 셈이다.

이에 본격적인 보유자 심사를 앞두고, 보유자 후보들의 동편제 판소리 수궁가 완창 발표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먼저 이윤옥 명창과 이용희 고수는 지난 7월 26일 사천문화원 대공연장에서 동편제 판소리 수궁가 완창 발표회와 고법 완주 발표회를 열었다. 손양희 명창과 강성인 고수도 8월 15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발표회를 열었다.

이윤옥 명창이 7월 26일 사천문화원 대공연장에서 동편제 판소리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이용희 선생이 고수를 맡아 이윤옥 명창과 호흡을 맞췄다.
이윤옥 명창이 7월 26일 사천문화원 대공연장에서 동편제 판소리 수궁가 완창 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이용희 선생이 고수를 맡아 이윤옥 명창과 호흡을 맞췄다.
손양희 명창이 8월 15일 오후 2시 사천문화원에서 판소리 수궁가 완창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강성인 선생이 고수를 맡아, 손양희 명창과 호흡을 맞췄다.
손양희 명창이 8월 15일 오후 2시 사천문화원에서 판소리 수궁가 완창발표회를 열었다. 이날 강성인 선생이 고수를 맡아, 손양희 명창과 호흡을 맞췄다.

사천시 문화체육과 문화재팀은 “사천을 대표하는 경남 무형문화재인 판소리 수궁가와 판소리 고법 보유자가 오랜 세월 탄생하지 않아 국악인들이 안타까워했다. 여러 문화재 관련 행사나 사업을 진행하는 데도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좋은 결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경남도 문화유산과는 “판소리 수궁가와 판소리 고법은 예능보유자 선생님들의 타계 이후 오랫동안 보유자가 없었다. 2021년 새로운 보유자 심사 계획을 정한 뒤, 올해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보유자 후보들을 대상으로 서류를 접수 중이며, 문화재 위원들과도 관련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보유자 지정은 중요한 상황이니만큼 조심스럽게 관련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능 보유자 지정 심사가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남도가 후보자들에게 심사 서류 제출을 요구하면서 1년 이내에 한 완창·완주 영상물을 함께 제출하라고 하면서다. 그것도 1~2주의 짧은 시간을 제시해 각 보유자 후보들은 완창·완주 발표회 일정을 급하게 잡고 공연을 하느라 진땀을 쏟고 있다. 급기야는 경남도가 정한 신청 기한을 연장해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어, “중요한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 심사 과정이 너무 허술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판소리 수궁가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인 판소리 다섯 마당(수궁가, 춘향가, 심청가, 적벽가, 흥보가) 중 한 마당이다. 판소리 고법(鼓法)은 판소리가 정착한 조선 중기 이후에 생겨난 것으로, 판소리에 맞추어 고수가 북으로 장단을 쳐 반주하는 것을 말한다. 선동옥 명창과 김재근 고수는 사천에 정착해 판소리를 보급하고, 후진양성에 힘쓰면서 1985년 1월에 경남 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지정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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