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의 공룡과 백악기 생태 이야기 ⑦ 백악기의 거미와 곤충

곤충은 언제 생겼나…4억 년 전 고생대에 출현
꽃식물이 나타난 중생대 백악기에 공존하며 번성
사남 월성·축동 구호에 다양한 곤충 화석 쏟아지다

축동면 구호리 화석 산지.(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축동면 구호리 화석 산지.(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뉴스사천=김경수 진주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 여름철에 웽웽거리며 날아다니는 벌레가 있다. 그중 하나가 모기다. 암컷 모기는 사람과 동물의 피를 빨고 살아가는 고약한 녀석이다. 사람들이 싫어하는 벌레 중에는 바퀴벌레도 있다. 필자는 초등학생 시절, 바퀴벌레가 날아다니는 모습을 처음 보고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 아주 빠르기도 하지만, 날갯짓 소리가 엄청나게 커서 공포감을 더했던 기억이 있다. 우리는 모기와 바퀴벌레 같은 생물들을 곤충이라고 한다. 물론 곤충에는 장수풍뎅이와 나비 같은 친근한 종류도 있으니 마냥 싫어할 일은 아닌 것 같다. 

모기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모기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이런 곤충들은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고생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적어도 4억 년 전인 고생대에 곤충이 출현했다. 이후 중생대와 신생대를 거치면서 진화를 거듭한 끝에 엄청나게 번성했다. 현재 사는 곤충의 종류와 수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유는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어느 학자는 지금 순간에 전 세계 곤충의 수가 약 1,000경 마리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중생대 백악기에는 꽃이 피는 꽃식물이 출현했다. 이때 일부 곤충들은 상호작용하면서 매우 성공적으로 진화했다. 대표적인 예가 벌, 나비, 파리, 딱정벌레들이다. 이 곤충들은 꽃의 수분을 도와주고 꿀을 얻기도 하는 등 서로를 도와 살아가는 공생관계를 잘 발달시켰다.

딱정벌레 화석
딱정벌레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딱정벌레 유충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딱정벌레 유충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사천의 암석들 중에서 얇게 잘 쪼개지는 검은색 돌(흑색 셰일)에는 백악기 시대에 번성했던 다양한 곤충들이 화석으로 잘 남아 있다. 대표적인 화석 산지는 축동면 반룡리 가화천 하상과 구호리 화석 산지가 있고, 진사산업단지와 사남농공단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백악기 호수에 살았던 곤충과 호수에 빠진 곤충들인 잠자리, 바퀴벌레, 모기, 장구벌레, 딱정벌레, 매미, 벌 등의 다양한 곤충들이 화석으로 대량 발견된다. 

잠자리 날개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잠자리 날개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사천의 곤충 화석 산지에는 곤충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거미, 민물어류, 패갑류 등 다양한 종류의 화석들도 함께 발견된다. 그중에서 거미 화석은 매우 희귀하다. 거미는 곤충과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종의 생물이다. 곤충의 다리는 3쌍(6개)이고, 거미의 다리는 4쌍(8개)이다. 사남면 월성리 사남농공단지와 구호리에서는 다량의 곤충 화석과 함께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희귀 화석인 거미 화석들이 발견되었다. 사남농공단지 조성공사 중 발견된 거미는 타란툴라 거미와 사촌 관계에 있는 거미로 ‘눈에 불 켜는 거미’이다. 이 거미는 밤에 플래시를 비추면 두 개의 눈에서 빛이 난다. 공룡시대 어두운 밤에 먹이 사냥을 하며 살아가던 거미가 화석으로 발견된 것이다. 시각 체계의 일부까지 보존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화석이다. 구호리 거미 화석은 몸통은 작고 다리가 긴 형태의 거미이다. 새실젖거미아목에 속하는 거미인데, 새실젖거미아목은 현재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거미이며, 비교적 최근에 분화되었다. 사천의 거미 화석들은 일부가 달성화석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며, 일부는 대전 천연기념물센터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다. 

거미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거미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풀잠자리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풀잠자리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노린재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노린재 화석.(사진=남기수 공주교대 과학교육과 교수)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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