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사천=최재길 시민기자] 쑥부쟁이는 만추에도 볼 수 있는 흔한 야생의 꽃입니다. 구절초가 10월 한때를 장식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지요. 하얗게 피어나는 구절초가 고귀한 삶의 느낌을 준다면, 쑥부쟁이는 억척스러운 서민의 삶을 연상시킵니다. 구절초는 잎에 알싸한 국화 향을 지니고 있지만, 쑥부쟁이는 그냥 풀냄새가 나요. 쑥부쟁이 잎은 나물로 먹고 구절초는 약으로 쓴답니다.

쑥부쟁이는 첫서리 내리는 추운 날에도 길섶에서 고개를 내밀어요. 아침 햇살에 살포시 깨어나는 꽃송이는 멍이 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작은 꽃들은 곤충을 불러 마지막 씨를 맺는답니다. 대를 잇기 위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지요. 봄날 쑥을 캐러 다니던 부쟁이의 딸에서 유래했다는 쑥부쟁이! 그 이름 속에는 시련을 이겨낸 야생의 꽃다움이 있습니다. 슬기로운 경험이 있습니다. 우리가 늦게까지 쑥부쟁이를 만날 수 있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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