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태영 작·현태영 연출·23일 오후 7시 30분

지난해 공연장면.
작품 줄거리

김 병연은 홍경래 난으로 연루되어 몰락한 안동김씨 장김파의 자손이다. 그나마 멸족만을 면한 그의 집안은 그는 역적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나고자 불철주야로 공부한다. 그러나 한번 몰락한 양반의 집안은 사회적 질시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는다.
  강원도 어느 고을의 백일장에서 홍경래의 난에 가담했던 자신의 할아버지를 비난하라는 시제를 받고 그는 그 울분으로 할아버지를 비난하는 글로 장원이 된다. 그러나 그것은 그의 평생 멍에가 된다.
  처음에는 신분상승이라는 기회를 잡기 위해 안응수의 집에서 문객생활을 시작하지만 그나마 그의 정체가 밝혀 지면서 그는 자신의 욕망을 접는다. 그리고 조선이라는 사회제도속에서 신분상승으로 얻을 수 있는 자유로움과 풍족함 보다 시속에서 얻을 수 있는 더 큰 정신의 자유를 찾아 떠난다.


연출의 변

연극이 시와 만날 때

연극과 시의 만남은 여러 형태를 띠고 우리들 앞에 나타났다. 낭송의 모습으로 나타나거나 혹은 시극이라는 이름을 달고 어떤 때는 해체적인 모습으로 또는 좀 더 구체화된 모습으로....
 
이번 ‘바람따라 구름 따라’ 역시 시와 연극의 만남에 중점을 둔다. 문학의 여러 갈래 중에  가장 비유적이며 함축적인 시라는 언어를 어떻게 풀어내어 관객들에게 접근시키느냐는 이 작품을 쓰기 시작하면서 제일 처음 고민에 빠졌던 문제였다.
 
시란 언어를 활자화해서 우리 앞에 선다. 때문에 눈으로 보는 시각적인 재미와 읽을 때 느끼는 청각적인 재미를 동시에 느끼게 된다. 특히 김삿갓의 시는 뜻글자인 한자로 인해 어떨 때는 한자의 뜻을 풀어서 그 뜻에서 묘미가 있는가 하면 어떤 때는 소리의 반복으로 나타나는 재미가 있어서 시각및 청각을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했다.
 
또한 작가의 감정이 묻어나는 싯귀들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청각적 요소인 배우의 대사와 시각적 요소인 스크린에 비치는 활자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에 김삿갓 시의 선택에서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연극작업의 즐거움은 상상속에서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것에 있다. 김삿갓 개인의 고통이나 그의 심리 변화 또 사회적 환경에 따른 그의 시 세계의 추적은 그냥 덤이다.
 
남이 하지 않은 작품을 하는 재미는 쏠쏠하지만 배우를 구할 길이 없어 더욱 고통스럽다.
 
항상 곁에서 도와 주는 경남대 문화컨텐츠 학과 학생들에게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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