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재현 행사 '눈길'..시민 참여·홍보는 '부족'

사천이 낳은 조선 중기 대표적인 성리학자 구암 이정 선생의 삶과 업적을 돌아보는 제1회 '구암제'가 지난 27일과 28일 양일간 사천읍, 사천공설운동장 일원에서 열렸다. 

올해는 기존 구암학술제에서 지역축제 형식으로 확대돼 각종 문화 축하 공연, 청소년 백일장, 어린이 사생대회, 부대행사 등이 펼쳐졌다.  

 

과거 재현 행사(한시 백일장)에 참석한 유생들.

 

임금 복장으로 분한 김수영 시장이 과거시험장에 입장하고 있다.

구암제 추진위원회가 '과거 재현'행사에 심혈을 기울였다. 과거 경복궁 근정전 앞뜰에서 모여 시험을 치르던 당시 모습을 사천 공설운동장에서 27일 재현했다. 임금으로 분한 김수영 시장이 과거현장에서 시제를 내리고, 과거 급제자들에게 홍패를 전달하는 모습도 고증을 통해 재현됐다.

과거재현에는 전국에서 모여든 230명이 한시 백일장 형식으로 응시했으며 장원을 비롯해 33인의 급제자가 배출됐다. 28일에는 사천고등학교 학생들을 중심으로, 급제한 사람이 사흘간 시험관과 선배 급제자, 친척을 방문하는 삼일유가 행렬 재현 행사를 사천읍 일원에서 진행했다.  

창극 수궁가 공연.
부대행사로 진행된 탈 색칠하기.

구암제 추진위 관계자는 "격식을 갖춘 과거재현 행사는 서울에 이어 두번째이고, 올해 응시한 유생이 230명에 달하는 등 첫 행사치고 큰 성과가 있었다"며 "지방에서 이런 행사를 한다는 것 자체에 감탄하는 사람이 많았다. 앞으로 미흡한 점은 하나 하나 고쳐가며 축제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일유가 재현 행렬.
어사화를 쓴 장원급제자가 매화꽃 핀 봄길을 걷고 있다.
김수영 시장이 급제자들에게 홍패를 전달하고 있다.
삼일유가 재현 행렬에 참가한 사천고등학교 학생들

올해 1회 행사는 홍보 부족, 축제 성격에 대한 고민, 시민들의 참여, 접근성 등 여러 분야에서 미흡한 점이 지적돼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천읍 시장에서 만난 김모(47.자영업)씨는 "축제라고는 하지만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거나 보고 즐길거리가 너무 없었다"며 "사천공설운동장 안에서만 펼쳐지는 작은 규모의 행사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 접근성, 기획력 모두 아쉬웠다"고 말했다.

28일 행사장을 찾은 강모(36.회사원)씨도 "지인으로부터 삼일유가 행렬을 재현한다고 듣고 진주에서 왔는데, 사천읍 일원이 쥐 죽은 듯 고요했다. 정말 지켜보는 사람들이 없어 너무 썰렁했다"며 "언제, 무엇을 하는지 홍보도 안됐다. 며칠 뒤면 와룡문화제를 한다던데, 차라리 겹치는 행사는 통합하고, 본래 추구하는 의미만 살려가는 것은 어떨까"라고 말했다.

사천 이씨 종친회 이성렬 씨는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구암 이정 선생이 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2002년께 학술대회를 시작하면서부터다. 그간의 노력이 쌓여 축제로까지 변모했다. 한 가문의 행사가 아닌 사천시의 문화창달을 위한 행사이기에, 앞으로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함께 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