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쩔 수 없는 막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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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쩔 수 없는 막내
  • 강화 시민기자
  • 승인 2010.04.19 22:5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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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보내준 한라봉 한상자에 감동했던 사연

‘엄마, 내가 알아서 사면되는데 뭐 쌀까지 보내고 그라노’
‘이모집 숙이 언니 시댁에서 올해 지은 쌀이라고 안하나’
그렇게 우리 모녀는 별 일도 아닌데 실랑이를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막내 생각이 나서, 난 나대로 알아서 할 텐데 자기 몸 생각도 안하고
하시는 양이 영-엉 마땅찮고....

‘너거 사무실 주소 좀 불러봐라’
‘엄마, 또 와’
‘그래, 불러봐라’
이번엔 한라봉이란다.

한라봉

올 설 전에 엄마가 계신 서울로 아이들 데리고 갔었다.
큰 아이 손잡고 마트다 시장이다 다니시더니 한라봉이 없단다.
손자는 한라봉이 먹고 싶다고 하고, 파는 곳은 없고.
설 무렵이라 벌써 바닥이 났단다.
그렇게 어린 손자 손잡고 아파트 상가로 들어서다 아이가 치킨집 앞에서 치킨이 먹고 싶단다. 그래 치킨을 시켜 놓고 아이랑 할머니랑 의기양양해서 들어선다.
사천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꾸역꾸역 한라봉 사주라고 언제 챙겼는지 몇 번이나 접은 봉투를 뒷주머니에 쑤쎠넣더니....

계속 엄마는 마음에 가시처럼 그게 걸렸단다.
이래저래 잔병이 많아 거동이 불편하셔서 누워계신 날들이 많더니.....
이제 기력이 난다며 기어코 시장에서 한라봉을 보내신다.

한라봉
그렇게 사무실로 한라봉이 왔다.
삼천포에서 3kg짜리 한라봉을 안고 집으로 온다.
아이들은 벌써부터 난리다.
큰아이에게 어떻게 오게 된 한라봉인지, 지난 일을 꺼낸다.
기억이 나서인지 아닌지 알겠다고 한다.
할머니에게 전화해 잘 먹겠다고 고맙다고 전화를 끊고 한라봉을 먹는다.
제철이 아니라 수분도 많이 없고 맛도 별로다.
근데 괜스레 눈물이다.
이게 뭐라고 그 서울에서 이렇게 보냈을까?
뭘 해줘도 뚜-웅하는 이 막내딸에게 엄마는 뭐가 예뻐서.....
얼마 전 통화에서
‘니가 엄마 마음을 아나’라고 하시더니, 이젠 엄마도 늙으시는 것일까?

올 유월 아버지 기일에는 오신다고 하셨으니, 그 때 오시면 엄마 모시고 이모님들을 찾아뵈어야겠다.

이젠 혼자 차를 타고 다니시는 것도 힘들다고 하시며
‘한번 가봐야 하는데......’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계신지가 얼마이던가....
근데 이렇게 무심한 막내는 이제야 엄마 마음을 조금은 헤아리고 있는지.....

4월 중순이 넘어가는데도 올 봄은 유난히 춥고 비가 잦다.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울 엄마 허리며 다리가 쑤셔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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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마리 2010-04-22 10:36:13
부모님이 주시는 사랑은, 늘 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어...
주말 딸과 친정어머니 모시고 봄옷 사드리려 갔다가, 손녀가 가방 사달라고 조르니
당신에겐 큰돈일텐데? 뚝닥 떼어서 ,노란가방 안기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우리가 자식에게 베푸는 십분의 일만 해도...맛난 고추전 부쳐서 저녁에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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