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환경련 제2회 광포만 시민생태조사를 다녀와서

사천환경운동연합은 지난 9일 광포만 대추귀고둥을 보기 위해 제2회 시민생태조사를  떠났다. 사천대교 아래 집결해 구불구불 휘어진 길을 달리다 윤병렬의장은 망원경과 카메라를 챙긴다.

대추귀고둥 생각에 두 아들 놈을 데리고 왔는데 만만치 않은 길이다. 큰 애는 서툰 걸음이지만 뒤따라가는데 작은 애는 어떻게 해볼 수가 없어 안고 간다. 마음 같아서는 맨발로 갯벌 여기저리를 들쑤시고 싶은데....

뒤따라 가는 내게 함성이 들린다.

대추귀고둥 사천환경운동연합
대추귀고둥을 발견한 모양이다. 그것도 쌀알 크기의 새끼들이 촘촘히 갯가 돌에 붙어 있다. 그런 모습이 갯잔디 속에서도 보인다. 말로만 듣던 말뚝망둥어가 폴짝폴짝 뛰고, 그것 잡으려고 작은 놈은 벌써 엄마 손을 벗어나 바지가 엉망이다.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지 갯잔디에 붙은 댕가리를 떼어 좋아라한다.

큰 애는 부지런히 어른들 뒤를 따라 가며 ‘엄마, 빨리 와’라며 재촉을 하고. 헤아릴 수 없는 작은 구멍들 속에선 게들이 뭘하는지 들락날락이고.

그렇게 대추귀고둥의 만선에 모두들 ‘역시 광포만이야’라며 자부심 가득 안고 돌아온다. 앞서가던 한 분이 그러신다. 큰 아이에게 노래를 시키신다. 근데 부끄러운지 ‘엄마 빨리 와’라며 재촉하고. 이유인 즉슨 게들을 위한 위문공연이란다?

갯벌 쪽에서 뭔가 하얀색이 올렸다 내렸다 한다. 도대체 저게 뭘까? 자잘하게 보이는 저게 뭘까?

카메라를 들여다 본다.

이럴수가, 우째 이런 일이?

게들이다.
펄콩게 사천환경운동연합
집게발을 올렸다 내렸다, 식사 중이다.

뻘을 한 움큼 입에 넣었다 유기물만 먹고 나머진 뺕어내는 것이, 수천 수만....

게들이 일제히 하는 동작이 꼭 박수라도 치는 것 같다.

그래서 박수에 화답하는 노래를 부르라는 것이였다.

이렇게 가슴 절절히 느껴지는 펄콩게들의 삶이, 치열함이 뿌듯하다.

손바닥 불나게 박수를 치고 싶다.

거기 그렇게 살아 있어줘서 고맙다고, 언제나 언제까지나 우리, 다음, 그 다음에 세대에도 끝나지 않고 영원토록 게들의 박수행렬이 계속되기를.....

광포만 갯벌 사천환경운동연합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과 실천이 이제 첫걸음 내딛는 걸음마 아기이지만 그 길에 있고 싶다고, 다음에 또 보자고 인사한다.

다음에 올 때는 게들의 박수행렬에 큰애의 화답노래를 들려줄 것이라고 엄마 욕심에 쓸쩍 아부도 한다.

모두들 갯벌에 온통 둘러 빠져 신들이 엉망이지만, 산들산들 봄바람 맞으며 노래 절로 나오는 날이였다.

두 아이들 때문에 본의 아니게 민폐도 끼쳤지만, 난 좋았다, 우리 아이들도 좋았다.

사천환경운동연합이 함께하기에 좋았다.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좋았네, 계속 좋아할 수 있을까?

광포만과 사천만 일원에 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물밑으로 진행되고 있는건 아닌지, 6.2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 것인가?

게들에게 약속을 지키고 그 길에 있기 위해 4대강 포크레인 행렬을 막고, 게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줄 수 있는 후보자들에게 게들의 박수를 보내야 하지 않을까?

아님 게들의 집게발 맛을 단단히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4년이 문제가 이나라 삶과 멸종의 문제가 아닐까?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