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유족회, 8일 오전 11시 사천문화원 강당서 합동위령제

▲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들이 60년 만에 첫 합동위령제를 지낸다. 사진은 진실화해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인용.
"지난 60년 간 입이 있어도 말을 할 수 없었고, 귀가 있어도 마음대로 들을 수가 없었고, 눈이 있어도 똑바로 볼 수가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왔습니다. 많은 유족들이 제대로된 진상규명과 영령들의 명예회복을 확인하지 못하고, 과거의 아픔을 가슴 깊이 간직한 채 세상을 등지고 있습니다. 이제 가슴에 맺힌 한을 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국전쟁이 발발한지 60년이 흘렀지만,  국가공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의 한 맺힌 외침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혈육 잃은 아픈 사연과 한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기나긴 세월을 홀로 감내했던 사람들. 백발성성한 노인이 되어서야 영령들 앞에 서게 됐다.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들이 모여 60년 만에 첫 합동위령제를 지낸다.

이번 위령제는 지난해 연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사천지역 보도연맹사건에 관한 진실규명결정서를 발표하고, 사천시에 합동위령제 등을 주문한 지 1년 만이다. 올해 초 사천유족회가 결성됨에 따라 희생당한 영령들을 위로하고, 진실규명에 한발짝 다가서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됐다. 합동위령제에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외에도 미군 폭격, 미 지상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 유족들도 함께 했다.  

대부분 70~80대 노인들인 유족들로는 위령제가 힘에 부치는 것이 현실. 소식을 접한 사천진보연합 등 뜻있는 단체들이 동참해 합동위령제 추진위를 꾸렸고, 경남도, 사천시, 진실화해위, 뉴스사천 등이 후원하면서 합동위령제가 구체화됐다.

첫 합동위령제는 8일 오전 11시 사천문화원 대강당에서 전통제례로 개제를 선언하고 헌작과 원불교, 불교 등의 종교의례에 이어 영령들에 대한 묵념, 추모사, 추모시, 특별동영상 상영, 진혼굿 순으로 진행된다.

이봉환 사천유족회장은 "역사의 진실을 바로 세우는 가장 큰 책임은 국가에 있다고 확신한다"며 "힘없는 민초들의 억울함을 국가가 나서서 달래주시길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쟁 전후 사천지역에서는 국민보도연맹 사건으로 군인, 경찰에 의해 용현면 석계리, 노산공원, 질매섬 등에서 100여 명 안팎의 민간인이 학살됐다. 지난해 진실화해위는 희생자 22명에 대해 진실규명한 바 있다.

또 미군의 폭격으로 곤명, 곤양, 서포, 용현면 등에서 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했다. 진실화해위가 확인한 사망자는 81명이지만 실제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건은 진실화해위가 진실규명 불능 결정을 내려 유족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정동면 감곡리 복상마을에서는 미 지상군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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