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준공 미뤄져 사실상 중단, 업체는 "공기연기" 주장

사천리조트 건설현장 입구
사천리조트 개발 사업이 금융위기의 여파로 찬바람을 맞고 있다. 시행사는 “경기를 고려해 준공시기를 늦추는 것”이라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아예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천리조트 건설현장을 찾은 것은 지난 1일. 현장사무소에는 현장소장은 이미 철수했고 부소장이 최소한의 인력만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덤프트럭을 비롯한 중장비의 굉음도 멎은 상태. 속살을 드러낸 임야와 펄럭이는 깃발만이 이곳이 골프장 건설 현장임을 알리고 있었다. 골프장 전문건설업체임을 자랑하는 한 하청업체도 이미 상당부분 철수한 상태였다.

시행사인 사천리조트(주)와 시공사인 GS건설이 수 년 간 끌어온 골프장 건설 찬반 논란을 끝내고 서포면 다평리 산20번지 일대 156만 평방미터에서 첫 삽을 뜬 것은 지난 3월26일. 계획대로라면 2010년5월에 27홀짜리 골프장과 숙박시설을 준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업계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천리조트 건설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급기야 지난 11월 중순 GS건설 임원이 사천시청을 직접 방문해 준공시기를 늦추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결국 사천리조트는 건설공정 30% 진척상황에서 대부분의 공사를 중단했다. 다만 벌목한 나무를 분쇄해 폐기물로 만드는 작업과 수방대비시설을 갖추는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사천리조트와 GS건설 측은 ‘사업 중단’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사천리조트(주) 황준훈 차장은 “사업중단이 아니라 공기지연이 정확한 표현이다. 공기가 늘어남에 따라 인력과 장비를 분산해 투입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늘어나는 공기는 5~6개월 정도. 하지만 GS건설 측 설명에 따르면 늘어나는 공기가 2년 정도 된다는 것. 결국 2012년5월에야 사천리조트가 준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어쨌든 시행사와 시공사의 공통된 주장은 “늦어질 뿐이지 언젠가는 리조트를 건립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IMF외환위기 시기에 제주에서 건설 중이던 한라리조트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음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의 강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업계 일각에서는 사업의 축소나 사업중단시기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런 우려의 배경에는 GS건설의 미분양 아파트가 매우 많다는 사실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정보 전문업체인 부동산뱅크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10월말 현재 GS건설의 미분양 아파트는 4800세대가 넘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조5000억원에 이른다는 것. 그리고 주택경기의 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업계의 분석이 사천리조트 건설 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융위기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는 사천리조트 분양계획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리조트 측은 당초 분양계획을 수립하고 회원모집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경기 침체로 분양을 당분간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자금을 보탤 공급 줄이 끊어진 것이다.

사천리조트 건설에 차질이 생기면 기대했던 고용창출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상당부분 문제가 생긴다. 하지만 서포지역 주민들은 아직 담담하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시공사가 대형 건설사라서 큰 변수는 없을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또 전체 사업부지 가운데 대부분(시행사 주장 98%)의 토지에 대한 보상이 끝났다는 점도 주민들에겐 큰 위안인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사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