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의회 '도체 유치 촉구 건의안' 두고 대립각..후유증 예고

사천시의회가 2013년 경남도민체육대회 촉구 건의안을 두고 입장차가 극명하게 갈렸다. 이에 의원발의 형태로 이번 임시회 본회의에 건의안이 상정될 예정으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의원들이 지역민 설득해 하는 것 아니냐" "도민체전 때문에 지역갈등·분란만 초래되고 있다. 이런 판국에 반드시 2013년에 해야 할 필요가 있느냐."

사천시가 삼천포공설운동장 리모델링을 전제로 한 2013년 경남도민체육대회 유치 계획을 추진하자, 사천시의회가 찬/반으로 입장이 나눠져 대립 양상을 빚었다.

9일 오전 박상철 전략사업담당관은 사천시의회서 2013년 향후 추진 일정과 예산 문제 등을 설명했다.

박 담당관은 가능한 공사비용을 아끼면,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110억, 운동장 주변 정비 70억, 종목별 경기장 정비 20억, 도체 운영비 30억으로 체전을 치를 수 있을 것으로 밝혔다. 공설운동장 부지의 82%에 이르는 국유지 매입비용 문제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박 담당관은 "당초 시유지와 국유지를 맞바꾸는 방법으로 공설운동장내 국유지 매입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어렵게 됐다"며 "현재 24필지 중에서 2필지만 분할 매입하는 부분을 협의 중에 있다. 19억 정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예산 중 다른 예산을 아껴 시비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철 전략사업담당관은 "2013년이 지나면 행정구역 개편 등으로 도민체전 유치가 불투명해진다"며 시의회에 촉구 건의안 채택을 당부했다.
예산확보의 절박함을 설명하던 박상철 담당관은 "체전 유치를 위해선 지역의 합심된, 결집된 의견이 중요하다. 간절히 호소한다. 의견을 모아 이번 회기에 도체 촉구 건의문을 채택해달라.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천시 업무보고가 끝나자 김국연 의원이 "도비와 국비가 확보안됐을 경우 책임소재는 어디에 있느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이에 박상철 과장은 "책임소재를 말하긴 어렵다. 예산확보를 위해 온몸을 던지겠다.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답했다.

옛 사천지역 의원들의 부정적 반응이 계속되자, 조익래 의원이 "지역화합 차원서 사천공설운동장과 삼천포공설운동장에서 개폐회식을 나눠 치르는 방법이 어떠냐"고 제안했다.

하지만 박 담당관은 "주차장 문제 등으로 사천공설운동장에서는 폐회식도 치를 수 없다"고 전했다.

조익래 의원은 "2013년에 반드시 유치해야 할 이유를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박 담당관은 "2013년 이후 상황이 불확실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시군 통폐합이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진주는 이미 우리 사천과 통합을 전제로 물밑작업을 하고 있다. 우리는 이에 남해·하동 통합 등 대응논리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담당관은 "(진주와) 통합이 되어버리면 우리시에서는 사실상 도민체전이 힘들다. 개인적 소견이지만,시장 임기내 팡파레를 울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사천시가 밝힌 도민체전 유치 관련 일정.
박 담당관의 발언은 옛 사천지역 의원들의 반발을 불러왔다.

한대식 의원은 "삼천포공설운동장내 국유지를 2필지 19억이 아닌 24필지를 모두 사야 한다면 어쩔거냐"며 "분명히 시비 110억이 넘게 들어가면 체전 치르지 않겠다고 했다. 이런 판국에 어떻게 시의원들의 의견을 모아달라는 것인지, 시가 주민과 조직단체를 설득시켜라"고 말했다.

한 의원은 "시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던 체육회 결의안도 알아보니 모두가 찬성한 것이 아니더라. 일부는 분위기 때문에 반대의견을 꺼낼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최용석 의원은 "박 담당관 개인적 소견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임기내 팡파레를 울리겠다는 것이 무리한 추진의 원인 아니겠냐"며 "시민 화합과 자긍심 고취라는 취지와는 반대로 갈등과 분란만 잠재해 있다"고 성토했다.

이에 박 담당관은 "보는 측면, 시각에 따라 다르다. 반대로, 도체를 하지 않으면 시민화합이 되느냐"고 답했다.

사천시의회 도민체전 유치 촉구 건의안이 이번 임시회에 상정된다. 7명 이상이 찬성해야 건의안이 채택되지만 의원간 이견차로 쉽지 않아 보인다.

조성자 의원은 "적은 경비로 도체를 치르려는 집행부의 고민이 많을 것 같다"며 "의원들이 시민반대 의견에 편성할 것이 아니라 이해시키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권 의원도 "일부 도의원, 시의원이 반대한다고 해서 체전을 못치르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발언을 존중하고 순조롭게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3년 도체를 둘러싼 입장차는 결국 시의회 차원의 촉구 건의안 문제로 넘어갔다.

사천시가 제안한 건의문은 경남도지사와 도체육회, 사천시장 앞으로 보내는 내용으로 '시의회가 체전 유치를 위해 시민과 함께 힘을 모으겠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이를 두고, 읍면지역 의원들은 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역민심을 대변해야할 시의원의 입장에서 민심에 반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반면 동지역 의원들은 시민화합 차원서 지역민을 이해시키고 힘을 모아야 한다며 시의회 건의안을 찬성했다.

의원 간 공방이 길어지자, 결국 최갑현 의원이 의원발의하는 형태로 제15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때 상정키로 했다. 시의회 차원의 도민체전 유치 건의안이 채택되려면, 3명 이상의 의원이 발의해 안건이 상정되고, 7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구도 나눠진 상황에서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일부 의원들은 "'표결'로 찬반 입장이 의회서 분명하게 드러나면, 결국 사천시의 지역갈등을 증폭시키는 촉매가 될 것"이라며 이후 후유증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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