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구 지정 수산업발전토론회, “시장 특성화하고 계류장 늘려야”

강기갑 의원의 주관으로 수산업발전토론회가 15일 삼천포수협에서 열렸다.
“어업과 수산업 그리고 레저관광산업을 아우르는 큰 틀의 종합계획을 세우고 긴 안목으로 삼천포항을 특화시켜야 한다.”

15일 열린 ‘삼천포항 어항구지정과 지역 수산업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제시한 의견을 종합한 결론이다. 토론회를 마련한 강기갑 의원은 지역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쳐 좋은 그림이 나온다면 자신은 예산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풍요와 번영의 상징이었던 삼천포항! 하지만 해양환경과 산업여건의 변화 등으로 1990년대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러나 부활의 청신호! 그동안 어민과 수산업상인들이 학수고대하던 삼천포항의 어항구 지정이 지난 11월5일 결정되었다.

이로써 삼천포항은 무역항으로서의 역할뿐만 아니라 어항구의 기능도 갖게 된 셈이다. 이는 사실 늦은 감 있는 결정이다. 삼천포항은 실제로 무역항으로서의 기능보다 어항 기능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삼천포항의 어항구 지정으로 늦게나마 어업인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나 시장의 현대화 등이 가능하게 되었다. 때맞춰 강기갑 의원이 자신이 소속된 ‘농어업 회생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과 함께 삼천포항과 수산업의 발전방안을 찾는 시간을 마련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임광수 수산정책관과 사천시 조근도 지역개발국장이 발제를 맡았고,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 김영기 박사, 부산시 부산발전연구원 김경수 박사, 서부시장번영회 장평국 회장, 사천시의회 이정희 의원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그리고 토론회 진행은 국립수산과학원 이태식 박사가 맡았다.

발제문 요약1. 수산시장 현대화사업의 필요성과 정부의 역할(임광수 수산정책관)

전국의 수산시장은 76개 수협에서 182곳 운영 중이며, 이 가운데 경남에 52곳이 있다. 현재 중소기업청에서 재래시장 현대화 및 시설개선사업을 시행 중이다. 전국의 위판장은 대부분 시설이 낡았거나 공간이 좁아 이용객에 불편을 주고 있다. 도매시장도 이와 비슷한 처지. 따라서 문화공간 체육시설 등을 겸하는 시설로 전환할 필요성이 대두된다. 따라서 정부는 수산시장 시설개선, 위판장 건립, 도매시장 현대화, 직매장 건립, 수산물유통센터 및 복합공간 조성,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 등에 국고와 지방비를 대거 지원하고 있으므로 충분히 활용하기 바란다. 특히 단순한 시설현대화에서 벗어나 삼천포항의 종합적인 발전방안을 찾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발제문 요약2. 삼천포항 어항구 지정의 의미와 지역발전방안(조근도 지역개발국장)

삼천포 무역항내 어항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구역을 ‘어항구’로 설정함으로써 어업관련 시설지원이 가능하게 됐다. 어항구에는 수산물시장, 위판장, 직매장, 집하장, 활어 일시 보관시설 등 기능시설과 진료시설, 복지회관, 체육시설, 지역특산품판매점 등 어항편익시설의 설치가 가능하다. 설정구역은 서동311-85번지 외 33필지 3만6418㎡와 방파제 끝단과 육지를 연결한 선 안의 바다 2만4000㎡이다. 조만간 어항구 종합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어항구에 들어설 주요 시설로는 35억원을 들여 현대화하는 삼천포어시장과 주차공간, 그리고 면세유류 공급시설과 등대주변 포토존 등이 있다. 이중 삼천포어시장 현대화에는 해당지역 상인들이 비용의 10%를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 김영기 박사 “문화관광형시장으로 개발해야”

최근까지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에 1조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효과는 미흡하다는 평가다. 그래서 내년부터는 ‘시장유형별 맞춤형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시장기능을 잃은 경우는 용도전환을 권하고 나머지는 근린생활시장, 지역상권형시장, 특화전문형시장으로 나눠 특성에 맞게 지원할 계획이다. 삼천포항은 특화전문형시장 중에서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알맞을 것 같다. 그리고 인천종합어시장을 벤치마킹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부산발전연구원 김경수 박사 “삼천포항 전체 장기발전계획 세워야”

삼천포항은 다기능복합항구이다. 그리고 수산업 종사자가 13%에 이른다는 사실은 놀랍다. 또 발전잠재력도 꽤 높아 보인다. 따라서 어항구로 리모델링하는 정도로 한정하지 말라. 몇 개의 시설물을 짓기보다 삼천포항 전체를 놓고 마스터플랜을 짤 필요가 있다. 물론 예산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좋은 계획을 내놓고 정부를 설득하면 국비지원 가능성은 충분하다.

서부시장번영회 장평국 회장 “바다 매립으로 주차장 점포 공간 확보”

서부시장은 바다와 접한 시장으로서 역사와 전통이 있는 시장이다. 어항구 지정으로 상인들은 많은 발전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지만 주차장이 부족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하지만 개발 용지가 부족하다. 이번 기회에 바다를 매립해 주차공간뿐 아니라 점포공간도 확보하면 좋겠다.

사천시의회 이정희 의원 “유류공급시설 개선과 구항 준설 시급”

항공우주산업과 해양수산관광산업이 사천 산업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해양수산쪽은 너무 왜소해졌다. 그만큼 관심을 더 쏟아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예산이 항공산업에 치우치고 있다. 문제는 시와 시민들이 이런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열린 고민의 장이 없다는 것이다. 삼천포항의 안전과 깨끗한 환경을 위해 유류공급시설을 개선해야 하고 구항 안을 준설해야한다.

김영기 박사, 김경수 박사, 장평국 회장, 이정희 의원, 이태식 박사(왼쪽부터)
발제와 토론이 끝나자 자유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마이크를 쥔 사람은 강기갑 의원.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외치지만 실제는 거꾸로 가고 있다. 오늘 이렇게 토론회를 마련하는 것도 국회에서 힘 싣기 위함이다. 남은 과제는 사천시가 긴 안목으로 좋은 계획을 세우는 일이다. 나는 국회에서 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어 서부시장의 한 상인은 “주차공간확보가 시급한 문제”라며 다시 한 번 바다 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에 조근도 국장은 “3년 전부터 매립계획을 추진하고 있으나 항만청으로부터 절대불가 통보를 받았다. 그리고 물양장은 어업인의 일터이기도 하기 때문에 매립 결정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또 서병규 현 마산지방해양항만청장이 나서 매립불가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방파제를 만들어놓고 그 안을 메우는 것은 항구라는 관점에서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상권은 바다에서 한 걸음 물러서는 게 낫다. 그래야 관광객을 더 끌 수 있다. 주차장을 멀리 만들어놓고 시장으로 유인하는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충남 대천항의 고민을 눈여겨보라.”

한편 어업인들은 이날 토론이 지나치게 서부시장현대화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선박계류시설이 좁아 4~5겹으로 배를 정박하고 있다며 이 문제의 해결을 기대했다. 또 구항뿐만 아니라 신항에서 대방항에 이르는 전 구간에 어업생산기반시설을 늘려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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